"중국서 K팝 공연하자"... '한한령' 막내릴 신호탄 언제쯤
"한한령 해제, 바로 실현되진 않을 것" 과도한 해석에 중립적 시선도

약 9년여간 K팝의 중국 진출을 가로막았던 한한령(限韓令) 해제가 정말 목전으로 다가온 걸까. 중국 베이징 K팝 공연 제안에 대한 시진핑 중국 국가 수석의 긍정적 반응에서 시작된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이같은 기대가 실제 한한령 해제의 물꼬를 틀 신호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내 한류 콘텐츠 금지령인 한한령은 지난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발령됐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이를 공표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중국 내 한국의 음악·드라마·영화 진출을 전면 차단하면서 국내 엔터 산업에 상당한 타격을 입혔다.
K팝 시장 역시 한한령으로 인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당시까지만 해도 활발한 중국 활동 및 프로모션을 이어오던 K팝 아티스트들의 활동은 하루 아침에 맥이 끊겼고, K팝 주요 수익 창출 무대였던 중국 시장이 폐쇄되며 K팝 시장 역시 일대 혼란을 빚었다.
그 사이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3년에는 중국 국무원 문화관광부가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외국의 상업 공연 접수 및 허가를 재개하면서 한한령 해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기대가 실제 한한령 해제로 이어지진 못 했다. 최근까지도 중국 내 K팝 공연이 현지 사정을 이유로 잇따라 취소 혹은 무기한 연기되는 등 한한령은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베이징서 대규모 K팝 공연 열자" 제안에 긍정 신호 보낸 시진핑, '한한령 해제' 신호탄 쏠까

이 가운데 재차 기대에 불을 지핀 것은 최근 11년 만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이었다. 당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한중 정상회담 만찬장에 시 주석이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만난 가운데, "베이징에서 대규모 K팝 공연을 열자"라는 박 위원장의 제안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관련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에 "이재명 대통령, 시 주석, 박 위원장이 잠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베이징에서 대규모 공연을 하자'는 제안에 호응해 왕이 외교부장을 불러 지시했다"라며 "한한령 해제를 넘어 본격적인 K문화 진출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 아닐까 기대한다"라는 글을 남겨 기대를 증폭시켰다.
일각에서는 한한령 발령 이후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K팝이 비약적으로 몸집을 키우며 K팝의 중국 시장 의존도가 크게 줄어든 만큼,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은 예전보다 낮아졌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 시장의 압도적인 인구 수와 현지 팬덤의 높은 소구력을 무시하긴 어렵다. 특히 한한령 해제는 단순히 K팝 등 한류 콘텐츠의 수요 증대를 넘어 관련 산업의 동반 상승세까지 기대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수 있는 만큼, 시 주석의 발언이 실제 한한령 해제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물론 시 주석의 이번 발언이 한한령 해제로 곧장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양국 정상이 모인 자리에서 직접적인 외교 지시가 있었다는 전언으로 미루어 볼 때, 한한령의 단계적 완화의 초석이 될 가능성은 적지 않다. 업계 역시 조심스러운 시각으로 한한령과 관련한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관련해 대중문화교류위원회는 시 주석과 박 위원장의 대화를 "공식 외교 행사에서 인사차 건넨 원론적 수준의 덕담으로 이해하고 있다"라며 "이에 대해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은 조심스럽고, 성급하다는 판단"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놓았다.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은 중국 내 K팝 공연 개최 등 실질적인 변화가 포착될 때 비로소 쏘아올려질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한령 해제가 임박했다는 기대는 이전에도 수차례 이어져왔던 바, 실제 해제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단절되다시피 한 중국과의 문화 교류가 일부 물꼬를 트게 된다면, 이는 분명 유의미한 발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중국 시장 재진출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업계 역시 기민하게 변화를 바라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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