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바이? ‘26세 특급 기대주’ 내주고 ‘30대 준척급 예비 FA’ 영입한 볼티모어[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볼티모어가 충격적인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1월 19일(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LA 에인절스가 1: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전했다.
볼티모어는 에인절스로부터 장타력을 가진 외야수 테일러 워드를 영입하며 우완투수 1명을 내줬다. 1:1 트레이드. 볼티모어가 에인절스로 보낸 투수는 바로 그레이슨 로드리게스였다. 트레이드는 공식 발표됐다.
충격적인 트레이드다. 1999년생 우완 로드리게스는 빅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투수 유망주 중 한 명으로 볼티모어가 2018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1순위로 지명한 선수였다. 전체 유망주 순위에서 6위에까지 오른 특급 기대주로 빅리그에서도 성과를 낸 투수다.
로드리게스는 2023년 빅리그에 데뷔했고 데뷔시즌 23경기 122이닝을 투구하며 7승 4패,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했다. 다소 아쉬운 데뷔시즌을 보냈던 로드리게스는 2024시즌에는 20경기 116.2이닝을 투구하며 13승 4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해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2024시즌 9이닝 당 탈삼진 10개, 볼넷 허용 2.8개를 기록해 준수한 탈삼진 능력과 안정적인 제구력도 갖췄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2024시즌 어깨, 광배근 등에 부상을 겪으며 시즌을 일찍 마쳤던 로드리게스는 올해는 팔꿈치 문제로 아예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성장세를 계속 이어가지 못하고 1년 이상을 쉬었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었다.
비록 부상으로 공백이 있었지만 로드리게스는 이제 막 26세가 된 젊은 투수다. 서비스타임도 많이 남은 상황. 2029시즌이 끝나야 FA 자격을 얻는다. 빅리그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인 선수인 만큼 복귀 후 활약에 대한 기대치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었다.
볼티모어가 영입한 워드는 올해 36홈런을 쏘아올린 강타자다. 하지만 리그 정상급의 선수까지는 아니다. 올스타 선정 경력도 없다. 장단점이 명확한 선수다.
올해까지 빅리그에서 8시즌을 보낸 워드는 통산 704경기에서 .247/.327/.439 113홈런 345타점 24도루를 기록했다. 본격적인 빅리거로 활약한 최근 5년의 성적은 610경기 .251/.332/.449 106홈런 323타점 20도루. 충분히 준수했다.
다만 연평균 30개 미만의 홈런을 기록하는 타자로서 타율이 낮고 경기 당 1개 꼴의 삼진을 당할 정도로 삼진이 많은 타자다. 출루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는 아니지만 타율보다 1할 이상 높은 출루율을 기록할 정도의 '출루 달인'은 아니다. 시즌 OPS 0.800을 넘긴 것은 2022년(135G .281/.360/.473 23HR 65RBI) 단 한 번 뿐이었다. 1993년생으로 한 달 뒤면 32세가 되는 나이는 덤. 그리고 무엇보다 2026시즌이 끝나면 FA가 되는 선수다.
결국 30대의 '준척급' 타자를 1년간 기용하기 위해 아직 20대 중반인 리그 최고의 기대주 투수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볼티모어의 선택이 놀라운 이유다.
뿐만이 아니다. 볼티모어는 20대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효과적으로 전력을 재편하고 있었다. 거너 헨더슨, 조던 웨스트브룩, 잭슨 할러데이, 애들리 러치맨 등 젊은 야수들이 팀의 주축으로 확실하게 자리했고 이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팀으로 착실하게 전력을 쌓아가고 있었다.
볼티모어는 지난해 이상의 성과를 기대했던 올시즌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성적이 부진했다. 그리고 그 원인을 베테랑 외야수 앤서니 산탄데르(TOR)의 FA 이적 공백을 채우지 못한 것에서 찾은 듯하다.
선발 자원은 많다. 카일 브래디시, 딘 크레머, 트레버 로저스, 타일러 웰스, 케이드 포비치 등 로테이션을 채울 정도의 선발투수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로저스 정도를 제외하면 로드리게스와 비교할만한 잠재력을 가진 투수는 없다.
MLB.com에 따르면 볼티모어는 올겨울 FA 시장에서 투수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 딜런 시즈, 마이클 킹 등을 지켜보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에이스급 투수 영입을 위해 트레이드 시장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현재 선발진에 만족해 로드리게스를 '잉여 자원'으로 판단하고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한 것은 아닌 셈이다.
2년 연속 부상을 겪은 로드리게스에 대한 팀 내의 기대치가 뚝 떨어졌을 수도 있다. 올해 정식 경기 마운드에 한 번도 오르지 못한 만큼 로드리게스는 내년 시즌에도 '관리'가 필요한 상황일 수도 있다. 팀 내부적으로는 로드리게스를 이미 '인저리 프론'으로 판단했을 수도 있다.
볼티모어의 충격적인 선택 덕분에 오타니 쇼헤이가 떠난 뒤 포스트시즌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는 에인절스는 2026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날 가능성이 컸던 워드를 '최고의 값'을 받고 팔 수 있게 됐다. 에인절스 입장에서는 1년 뒤 팀을 떠날 준척급 타자 워드보다 앞으로 4년은 더 기용할 수 있는 특급 기대주 로드리게스의 존재가 훨씬 더 필요했다.
물론 로드리게스는 아직 잠재력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완벽히 실력으로 보여주지 못했다. 아직까지는 '미완의 기대주'였던 것이 사실이다. '유망주는 유망주일 뿐'이라는 것은 트레이드 시장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이다. 로드리게스가 잠재력을 확실하게 폭발시키지 못하고 워드가 볼티모어 타선에서 엄청난 파괴력을 불어넣는다는 결과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다만 로드리게스가 워낙 큰 잠재력을 가진 기대주였고 상대적으로 워드는 리그 정상급에는 다가서지 못한 선수인 만큼 현 시점에서 볼티모어의 선택에 물음표가 붙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과연 볼티모어의 충격적인 선택이 올시즌의 실패로 인한 '패닉 바이'일지, 아니면 철저하게 분석하고 계산한 완벽한 결과물일지 두 팀과 두 선수의 2026시즌이 주목된다.(자료사진=위부터 그레이슨 로드리게스, 테일러 워드)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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