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고등평생교육의 미래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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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고등평생교육은 단순히 학교 밖 성인을 다시 교실로 불러들이는 제도적 장치를 넘어, 교육 민주화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아 왔다.
특히 원격교육 기술의 고도화는 고등평생교육의 외연을 획기적으로 넓혔다.
그러나 지금 고등평생교육은 새로운 전환기에 놓여 있다.
온라인 환경의 일상화로 국가 간 학습 장벽마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고등평생교육은 더 이상 개별 기관의 노력만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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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고등평생교육은 단순히 학교 밖 성인을 다시 교실로 불러들이는 제도적 장치를 넘어, 교육 민주화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아 왔다. 특히 1970년대 이후의 변화는 한국 교육사에 뚜렷한 전환점을 남겼다. 경제적 제약과 지역 격차, 나이라는 장벽을 넘어 누구에게나 고등교육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열린 배움'의 가치가 제도 속에 본격적으로 뿌리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 안은 기관이 바로 국립한국방송통신대학교였다.
방송통신대를 중심으로 확산된 고등평생교육은 전통적 대학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뒤흔들어 놓았다. 한때 대학은 정해진 학령기를 지난 소수의 청년만 드나드는 공간이었지만,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성인학습자가 대거 등장하면서 고등교육의 지형은 크게 재편되었다. 이들이 학습의 주체로 서기 위해서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벗어난 새로운 방식이 필요했고,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원격교육이 그 변화를 지탱하는 핵심 토대가 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기술 발전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 고등교육의 권리를 전 생애로 확장하려는 사회적 합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중등·고등교육이 폭발적으로 확대되던 시기, 베이비붐 세대의 학습 열망과 고도성장 산업구조는 더 많은 전문 인력을 요구했다. 그 결과 고등교육은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다양한 삶의 궤적을 가진 시민 모두가 접근해야 하는 공공재로 자리매김했다. 근로자와 경력 단절 여성, 지역 거주민은 물론 노년층까지 학습자로 편입되며, 한국 사회는 '평생 배움'이라는 새로운 교육 문화를 형성하게 되었다.
특히 원격교육 기술의 고도화는 고등평생교육의 외연을 획기적으로 넓혔다. 교과서 중심 전달 방식에서 카세트테이프와 방송 교육을 거쳐 인터넷·모바일 학습으로 이어진 흐름은 교육 접근성 그 자체를 혁신했다. 이제 학습은 강의실에 '가는' 행위가 아니라, 스마트 기기와 네트워크를 통해 일상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삶의 일부가 되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실시간 원격 강의, 유연한 학위·비학위 과정이 결합하면서 평생교육의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확장되었다.
그러나 지금 고등평생교육은 새로운 전환기에 놓여 있다. 학습자 수는 줄어들고 교육 방식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제도와 지원은 여전히 과거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가적 투자와 플랫폼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평생교육의 기반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온라인 환경의 일상화로 국가 간 학습 장벽마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고등평생교육은 더 이상 개별 기관의 노력만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 각 기관이 따로 구축해 온 시스템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학위·비학위 과정, 커뮤니티, 행정, 콘텐츠를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이 절실하다. 이는 단순한 기술 인프라를 넘어, 국민 누구나 경력·삶·흥미에 따라 학습을 설계할 수 있는 국가적 학습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교육기관 역시 AI 학습지원, 게이미피케이션, 데이터 기반 학습 분석 등을 통해 교육 품질 혁신을 스스로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국가의 장기적 투자와 법·제도적 정비가 필수적이다. 고등평생교육 플랫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미래 인재를 키우고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다.

김옥태 한국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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