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무안공항 폐쇄 1년여···시설 텅비어 '정적만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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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발길이 끊긴 지 오래여, 이제는 기자들도 잘 안 와."
19일 오전 10시께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여객터미널 면적 국내 2만㎡·국제9천106㎡) 2층에서 만난 유가족 김영필(71)씨의 말이다.
그는 "겨울이 다가오는데 방법이 없다"며 "유가족들이 사비를 들여 전기장판을 구매했지만 정작 2층에 배전반이 없어 찬 바닥에 (텐트를 치고)누워 있는 실정이다"고 하소연했다.
공항 외부에는 무안·목포터미널, 광주유스퀘어 등지로 향하는 버스 정류장이 있었지만, 승객 한 명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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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시설 및 커피숍 문닫고 대부분 시설 텅비어
청소용역, 보안팀, 일부 운영팀만 내부 배회
사고 당시 현장 인공 둔덕 고스란히... 주차장도 空

"사람들 발길이 끊긴 지 오래여, 이제는 기자들도 잘 안 와…."
19일 오전 10시께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여객터미널 면적 국내 2만㎡·국제9천106㎡) 2층에서 만난 유가족 김영필(71)씨의 말이다.

지난해 12·29 여객기참사로 승객 175명과 승무원 4명이 숨진 사고 이후, 공항은 한기와 적막만 감돌고 있었다. 총 3천2면(총 면적 9만4천890㎡)에 달하는 주차장은 차량 10여 대만 군데군데 보이는 '공터'로 변했다. 유가족들은 텐트촌과 가까운 2층 입구로 차량을 옮긴 채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취재를 위해 공항 내부로 들어선 순간, 처음 마주친 사람은 보안팀 직원이었다. "방문 목적이 어떻게 되십니까, 상부에 보고를 해야 해서요." 취재진의 걸음을 붙잡고 보안팀 직원이 꺼낸 말이다. 한 때 국제선을 타려는 이들로 붐볐던 로비지만, 무전기 너머 딱딱한 전자음이 들려오자 이 곳이 '참사 현장'이라는 사실이 실감났다.

왁자지껄한 탑승객의 대화 대신 빈 공간을 가득 채운 건 건설 소음들이다. 인근 호남고속철도 2단계(4공구) 현장에 유독 많이 내걸린 '안전주의' 현수막을 내려다보며 한 유족은 수심에 잠겼다. 두 시간 공항에 머무는 동안 유족들의 흐느낌도 가끔 들려왔다. 비교적 이른 시간이었음을 감안하더라도 합동분향소에 시민 발길이 줄어든 점은 아쉬웠다. 작년 헌화 행렬이 이어지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분향소 앞에 늘어서 있는 것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유가족의 피눈물을 생각하라'는 입간판들이었다.

유가족 텐트가 설치된 2층으로 향했다. "혹시 유튜버세요?" 명함을 건네기도 전에 쏟아진 질문이다. 고 김성호 씨가 참사로 세상을 떠난 뒤, 326일 째 공항을 지키고 있는 아버지 김영필씨다. 그는 "최근 유튜버 여섯 팀이 와서 유가족 텐트에서 행패를 부려 그 중 세 팀을 고소·고발 한 상황이다"며 "이슈몰이나 거짓 정보를 유포하는 이들이 많아 종종 오해를 하곤 한다"고 말했다.

공항 외부에는 무안·목포터미널, 광주유스퀘어 등지로 향하는 버스 정류장이 있었지만, 승객 한 명 찾아볼 수 없었다. 사고 현장인 활주로 주변으로 걸음을 옮겼다. 항공보안법 및 한국항공공사 보안관련 규정에 따라 출입이 금지돼 있어 내부로 진입할 수는 없었다.
활주로를 오가는 비행기는 볼 수 없었지만, 텅 빈 초소 위를 비행하는 경비행기와 철새들이 시선을 끌었다.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는 둔덕과 주황색 로컬라이저도 모습을 드러냈다. 철창 주변에 묶인 검고 푸른 수천 개 리본들이 당시 아픔을 가늠하게 했다.
글·사진=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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