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상자산 ‘테더’ 사들여 개인지갑·거래소 오가며 추적 회피 [심층기획-캄보디아 ‘검은돈’ 추적기]
자금세탁 방지 ‘트래블룰’ 무용지물
빗썸 향한 자금 122억여원으로 최다
경찰 “수사 속도보다 자금이동 빨라”
전문가 “지갑주소 등 정보공유 필요”
캄보디아 범죄조직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캄보디아로 빼돌린 자금세탁 중심에는 국내외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있었다. 특히 국내 가상자산거래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업비트와 빗썸이 악용됐는데, 그동안 구축해 온 자금세탁 방지(AML) 장치들이 무용지물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직원들은 범죄수익을 캄보디아로 빼돌리기 위해 크게 두 가지 방식을 활용했다.
업비트와 빗썸을 통해 가상자산 테더(USDT)를 구입한 뒤 개인지갑으로 옮겨 캄보디아 후이원 거래소로 전송하는 방식과 업비트와 빗썸에서 구입한 테더를 해외 가상자산거래소로 이동한 뒤 캄보디아 후이원 거래소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스테이블코인인 테더는 달러와 가치가 연동돼 급등락하는 가상자산시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경찰은 범죄수익 약 8억원이 20개 개인지갑을 통해 캄보디아로 향했고, 약 244억원이 20개 해외거래소 계정을 통해 캄보디아로 흘러간 것으로 파악했다. 자금이 개인지갑과 해외거래소를 오가는 과정은 2∼3회 반복되기도 했다. 자금세탁이 이뤄진 거래기록만 A4 용지 40장 분량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캄보디아 조직이 국내 거래소에서 개인지갑과 해외거래소를 거친 이유는 트래블룰(자금세탁 방지규정)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3월 도입된 트래블룰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국내 거래소에서 100만원 이상 코인을 전송할 때 승인된 해외거래소와 개인지갑에만 자금을 보낼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하지만 해외거래소나 개인지갑으로 향한 자금이 다시 다른 거래소로 이동하는 것까지 막을 수 없는 한계가 이번 사례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가상자산 업계는 국내에서 발생한 수백억원 이상의 범죄자금이 후이원 거래소로 이미 넘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황석진 동국대 교수(국제정보보호대학원)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모니터링 범주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후이원 거래소가 불법에 활용된다는 정보가 사전에 공유됐지만 국내 거래소의 차단은 제각각이었다”고 지적했다.

업비트는 지난 3월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자금세탁 위험성이 의심되는 외국인 이용자 200여명 계정을 경찰에 신고해 서울경찰청의 자료 확보가 이어졌지만, 업비트보다 캄보디아 거래 규모가 큰 빗썸 등 다른 거래소들은 의심거래 전수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자진신고를 한 업체만 수사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정례간담회에서 국내 거래소에 대한 추가 조사계획 여부에 대해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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