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 10년… 차별·마케팅만 남았다
민변, 사업주 대상 운영 조사 결과
‘소음·소란’ 사유가 합산 71.1%
초등생 양육자 24% ‘불편 경험’
가이드라인·제도 개선 공론화를

노키즈존이 등장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제도적 공백이 이어지면서 아동 혐오와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업주들이 노키즈존의 정의와 기준을 남발하면서 아동과 청소년들이 차별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등이 19일 발표한 노키즈존 실태 보고를 보면, 사업주를 대상으로 노키즈존 운영 사유를 조사한 결과 ‘소음·소란’과 관련한 응답의 합산이 71.1%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소란스러운 아동으로 다른 손님과 트러블 우려’가 35.9%, ‘조용한 가게 분위기를 위해’는 28.1% 등이다.
매장 내 아동의 출입을 막는 노키즈존은 2014년 수도권 일부 매장에 처음 등장하기 시작했고, 2015년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논란이 됐다. 운영 매장은 현재 전국에 500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키즈존은 아동의 안전사고로 발생할 피해와 영업 방해 등이 우려된다며 등장했지만, 사업주 대다수는 사실상 매장의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출입을 제한하는 연령 기준이 불분명한 점도 도마에 올랐다. 노키즈존 매장을 상대로 제한 연령 기준을 조사한 결과, 19.0%는 ‘명시 안 함’으로 나타났다. 45.9%는 13세 미만(초등학교 고학년), 10세 미만은 18.5%, 미취학 아동인 7세 미만은 9.8%, 18세 미만은 6.8%로 집계됐다.
이에 관련 제도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노키즈존 관련 법이나 조례 등은 전무하며 사업주의 재량에만 맡겨진 상태다.
공현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활동가는 “노키즈존 업소들이 사고 위험성과 안전이라는 명목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정부 부처나 감독 기관이 충분한 안전시설을 갖추도록 요구하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본다”며 “청소년 출입 불가 업소를 노키즈존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명칭과 개념의 사용을 요구할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출입 금지 대상인 아동·청소년과 보호자들이 경험하는 차별 피해는 큰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리서치가 가장 최근인 2023년 진행한 여론조사를 보면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양육자 24%가 노키즈존 매장으로 불편을 겪거나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미 2017년에 노키즈존 운영에 대해 “아동에 대한 차별 행위”라며 시정권고 조치를 내렸다.
사단법인 온율의 전민경 변호사는 “노키즈존 운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각 영업주에게 아동의 출입 제한이 안전이나 위생 등 합법적 목적이어야만 (운영이)된다. 제한할 경우 증빙 가능한 사실을 요구하는 등의 장치가 필요하다”며 “아동에 대한 관용이 감소하는 현상을 바꾸기 위해 관련 제도 개선을 공론화할 때가 됐다”고 짚었다.
/고건 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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