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희덕 기보 부산콘벤투 지점장 “K콘텐츠 인기 뒤엔 든든한 지원군 기술보증기금이 있어요”

이현정 2025. 11. 1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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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제작사 드라마 보증 지원 '대박'
공연·방송·영화 등 평가 모형 만들어
매년 부산 140억 이상 문화산업 보증
“콘텐츠 제작 자금 조달 벽 허물어야”

“직원 2명, 대표 1명 있는 소규모 기업에 100억 원, 50억 원을 지원한다? 은행이든 보증기관이든, 일반 기업 잣대로 보면 쉽지 않죠. 문화콘텐츠 산업의 특성상 흥행 실패 위험이나 리스크도 크고요.”

기술보증기금 부산콘텐츠벤처투자금융센터(이하 부산콘벤투)는 최근 지역 문화 콘텐츠 제작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역 제작사의 드라마 제작에 수십 억 원 보증 지원을 해 소위 ‘대박’이 났기 때문이다.

“문화산업 지원은 관점을 바꿔야겠더라고요. 기존의 틀을 깨야죠. 직원 2~3명 있는 기업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공연, 드라마, 프로젝트를 평가하는 거죠. 초연 이후 부가적인 현금 흐름이 있을지, OTT나 음원을 통한 지속적인 수입이 있을지 봐야죠.”

부산콘벤투 김희덕 지점장은 “철저히 아이디어 싸움이자, 인적 자원을 기반으로 한 고부가가치 산업인 문화산업의 특성상, 물적 담보를 기반으로 한 금융권 자금 조달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콘텐츠 제작 중에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재무 상태가 악화되거나, 자금 조달 실패로 콘텐츠 제작이 중단 또는 무산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아무 곳에서도 문화산업 관련 보증은 해주지 않았어요. 기술보증기금에도 제작자들이 보증을 부탁하기 위해 찾아왔지만, 보증을 해줄 기준이나 모형이 없다 보니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고요.”

이후 기보는 자체적으로 공연, 방송, 영화, 만화, 게임 등 13가지(현재 15가지) 평가 모형을 만들었고 2009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자금 지원을 받아 문화산업완성보증을 해오고 있다. 전국적으로 현재까지 약 1조 5000억 원의 문화산업 보증을 했다. 부산 센터는 2018년 만들어졌고, 매년 140억~150억 원 정도의 보증 지원을 해오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올해 1200억 원 보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고율이 일반 기업보다 2배가량 높고, 악천후에 의한 공연 취소나 출연진 펑크 등 예측 못한 변수들이 많이 생기다 보니 ‘속 시끄러울 일’이 많을 법도 한데 김 지점장은 “콘텐츠 제작자들한테는 저희가 든든한 지원군”이라며 “이를 통해 문화산업 저변이 확대될 수 있다면 그게 우리 보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평가 현장에서 머릿속 아이디어가 실제로 어떤 콘텐츠로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면 저절로 응원하게 된다고 했다.

내부에서조차 “이런 작은 기업에 뭘 보고 이 큰 돈을 지원하느냐”며 ‘태클’이 걸리기도 하는데, 그때는 직원들이 본사까지 찾아가 끈질긴 설득 끝에 보증 지원을 관철해내기도 한다. 그런 애정이 있기에, 소위 ‘대박’을 터뜨리는 콘텐츠가 나오면 그만큼 기쁠 때가 없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최근 최고 시청률 11.9%를 기록한 KBS 일일드라마 ‘여왕의 집’은 부산 소재 제작사인 (주)플라잉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해 KBS에 판매한 사례로, 지난 5월 기보가 36억 원 보증 지원을 했다. 당시에도 기업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큰 금액이 아니냐는 내부 논쟁이 있었지만 자체 모형에 따른 평가 결과를 믿고 본사를 설득해 관철시켰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기술보증기금이 나오면 저희가 뿌듯합니다.”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으로 K콘텐츠의 위상이 더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밑바닥에서 느끼는 문화 콘텐츠 제작을 위한 자금 조달의 벽은 여전히 높은 것이 현실이다. “문화 콘텐츠 산업도 부익부 빈익빈이 되고 있잖아요. 아직 K콘텐츠의 인기, 온기가 지역 제작자들에게까지 전달됐다고 볼 수도 없고요. 지역의 문화 콘텐츠가 융성하려면 부산 시민들이 문화비 지출을 기꺼이 해주셔야 합니다. 영화와 드라마 같은 비체험형 문화보다 직접 체험형 공연이나 전시 등에 부산 시민들이 더 관심을 갖고 소비를 해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부산이 문화 콘텐츠를 앞세운, 그 문화 콘텐츠 때문에 부산을 찾는 관광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