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알츠하이머 임상··· 글로벌 제약사도 줄줄이 후퇴
뇌질환 발병원인 등 기전 불명확
뇌파 기반 새 바이오마커 찾기도

젬백스(082270)앤카엘(젬백스)이 ‘GV1001’의 알츠하이머병 임상 2상에 실패하면서 중추신경계(CNS) 신약 임상의 어려움이 재조명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사조차 유효성 입증에 실패해 잇따라 개발을 중단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젬백스는 GV1001의 글로벌 임상 2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를 평가하는 표준 설문 도구 ‘ADAS-cog11’로 측정한 결과 위약군 대비 GV1001 투여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CNS 신약 임상의 어려움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미국 카사바사이언스도 알츠하이머병 신약 ‘시무필람’ 임상 3상에서 인지 기능 개선 입증에 실패해 개발을 중단했다. 빅파마인 베링거인겔하임도 조현병 환자들의 인지 장애 치료제로 개발하던 ‘이클레퍼틴’의 임상 3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

CNS 신약 임상에 성공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뇌 질환 발병 원인 등 기전이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병·파킨슨병·우울증 등의 정확한 병태 생리가 확립되지 않아 어떤 타깃으로 신약을 개발할지 정하기 어렵고, 신약의 치료 효과를 검증하기도 어렵다. ADAS-cog와 같은 인지 평가 방식도 임상에 어려움을 더한다. 인지 검사에서 여러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되는 만큼 환자가 비슷한 답을 하더라도 다른 점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임상 문턱을 넘기 어렵다 보니 최근에는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찾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미국 알토뉴로사이언스는 우울증 치료제 후보물질 ‘ALTO-203’ 임상 2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지만, 뇌파 기반 바이오마커에서는 유의미한 변화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젬백스도 GV1001 투약군에서 신경의 손상·염증 정도를 보여주는 바이오마커 신경교섬유산단백질(GFAP)의 악화 폭이 위약군 대비 줄어드는 경향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젬백스 관계자는 “GFAP 변화는 GV1001이 잠재적인 뇌 신경 보호 효과를 나타낸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며 “임상 2상에서 안전성을 입증한 만큼 면밀한 데이터 분석을 거쳐 성공 가능성을 높인 글로벌 임상 3상을 차질 없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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