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냉장고 자주 열면, 정말 전기세 많이 나오나?

김태선 음성 동성고 교장 2025. 11. 19. 17:4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탁! 방금 닫았던 냉장고 문이 다시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남편이 우유를 꺼내는 소리.

 탁! 막 들어온 아들이 시원한 생수를 마시려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는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오늘 하루 동안 남편과 아들보다, 필자와 딸이 더 많이 냉장고를 여닫지 않았을까? 습관처럼? 정말 냉장고 문을 자주 열면, 전기요금이 올라갈까? 우리 가족은 하루에 몇 번이나 냉장고 문을 여닫을까? 생각보다 많지 않을까?

 사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이 상황은 과학에서 살펴보자면, 열역학 분야이다. 왜냐하면, 냉장고는 단순히 차가운 기계 덩어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냉장고 내부에서는 계속해서 바깥으로 열을 쫓아내는 전투를 진행한다. 우리가 설정한 온도에 따라 냉장고 내부는 그 온도를 유지하고자 노력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실내 온도는 평균 20도 이상이다. 다시 말해서, 냉장고는 내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압축기와 냉매를 작동시켜, 들어온 따뜻한 공기를 다시 차갑게 만든다(Alsouda, F. 외 3인, Vapor Compression Cycle: A State‑of‑the‑Art Review on Cycle Improvements, Water and Other Natural Refrigerants, 2023.). 우리의 관심은 냉장고 기술자가 아니다. 따라서 냉장고가 압축기와 냉매를 활용하여 설정된 온도를 유지한다는 점은 기정 사실로 놓고 이야기해보자.

 즉, 냉장고 문을 열 때 들어온 따뜻한 공기를 냉각시켜 내부를 차갑게 만드는데 전기 에너지가 사용된다. 그런데 문을 자주 열면, 그때마다 냉장고는 '제자리(설정된 온도)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실내 온도가 훌쩍 올라가면 여름이라면 더 큰 온도차로 인해, 더 고군분투해야 한다. 이 모든 에너지는 전기로부터 올 테니, 결국 전기요금 고지서로 우리 눈에 증명될 것이다.

 그렇다면, 문을 열 때마다 전기세가 오르긴 오를텐데... 도대체 얼마나 냉장고 문을 여는 횟수가 치명적인 것일까? 좀 덜 충격적이라면, 매번 냉장고를 여는 가족에게 잔소리 할 필요가 없을지도. 아니지, 지구 환경을 위한 일인데, 잔소리가 필요한가?

 필자와 같은 고민은 벌써 오래전에 누군가가 했다. 하루 40번 냉장고 문을 열 경우 에너지 사용량에 대해 실험한 연구가 있다(2008년 Hasanuzzaman & Masjuki). 연구에 따르면, 냉장고 문을 하루 40번 여닫았을 때 소비 전력이 하루 평균 1.956 kWh로 측정되었다. 이는 문을 전혀 열지 않았을 때(1.364 kWh)에 비해 무려 43.4% 증가한 수치다. 단열 조건, 사용 환경에 따라 27%에서 55%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결과도 함께 제시되었다. 이 실험은 실제 가정 내 냉장고 사용 패턴을 모사하여 실험된 것으로 신뢰도가 있다.

 더욱 신기한 것은, 냉장고 안에 물건이 많으면 에너지 손실이 줄어든다는 점도 흥미롭다. 왜냐하면, 공기보다 고체는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냉기 손실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말은 과학적으로 볼 때는 당연하다. 왜냐하면 문을 열 때 밖으로 차가운 공기가 빠져나가고 다시 들어오는 뜨거운 공기를 식히려면 들고나는 공기가 적은 것이 훨씬 유리한 것이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생각해 보면, 빈 냉장고는 효율적이지 않다는 말이 된다.

 재미있지 않은가?

 물론 냉장고 문을 몇 번 더 열었다고 해서, 곧바고 전기요금 고지서가 확 오르겠는가마는, 반복되는 작은 행동들이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왜냐하면 냉장고 내부 에너지 흐름을 깨고, 냉장고 내부의 열적 평형을 깨뜨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냉장고 문을 열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어떻게 열었는지, 왜 열었는지, 무엇이 바뀌었는지 등 스스로에게 묻는 일. 그것이 바로 과학이다.

Copyright © 충청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