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스토리] 김혜련 작가 "삶이 힘든 이들에게 위로의 메시지 전하고 파"
진정성과 진솔함으로 빚어낸 문학 세계
순천만서 길어 올린 자연의 영감과 위로
"남도는 예술의 혼이 살아 있는 보물창고"

"삶이 힘들고,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단 한 줄의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꾸준한 작품과 독자들과의 소통으로 교감하고 싶습니다."
광주·전남을 기반으로 25년째 시를 써온 김혜련 시인은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광양 출신으로 순천고·순천여고·광양여고 등에서 34년 동안 국어교사로 살아오며 학생들과 삶을 나눴고, 2000년 시로 등단한 뒤 지금까지 네 권의 시집을 펴냈다.
그는 최근 첫 산문집 '그리워 하라'를 출간하며 오랜 시간 품어온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글은 나를 살게 한 힘이다"라고 말하는 김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글을 쓰며 버텼던 시간과 지금의 창작을 한 줄로 이어 설명한다.
그가 글을 쓰기 시작한 계기는 세 갈래로 이어진다. 어릴 적 우연히 접한 에밀리브론테의 소설 '폭풍의 언덕'이 가슴 깊은 곳을 흔들었고, 중학생 때 담임이던 소설가 양귀자 선생이 그의 글을 직접 읽어 주며 작가의 꿈을 한층 더 키웠다.
대학 시절에는 문순태 소설가 및 교수가 건넨 "너는 맺힌 게 많게 생겨서 소설 써야 한다"는 한마디가 결정적이었다고 전한다. 그렇게 마음속에 남은 말들이 오랜 시간 글을 쓰게 만들었다.
김 작가가 글을 쓰는 이유는 단순한 자기표현을 넘어선다. 그는 "어릴 땐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자 글을 썼고, 지금은 건강하게 살기 위해 글을 쓴다"고 말한다.
고단하고 힘든 시절 글은 자신을 지탱해준 방법이었다. 현재는 자신을 성찰하고 발견하며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라도 건네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다. 이로 인해 그의 작품에서는 문장의 화려한 장식보다 '진정성·진솔함'이라는 키워드에 닿아 있다. 김 작가는 "예쁘게 포장한 문장이 아니라 사람 냄새 나는 글, 삶이 그대로 묻어나는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 세계는 일상과 자연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김 시인은 "영감이 막힐 때면 망설임 없이 순천만국가정원을 찾는다"며 "나무와 꽃, 동물 등 모든 자연이 위로와 힘을 준다. 자연을 접하고 나면 시가 자연스럽게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특히 남도의 자연과 사람, 지역 현실이 서정적으로 스며 있다. 순천만의 풍경, 남도의 삶, 주변 환경이 과장되지 않은 문장으로 담기며 독자는 자연스럽게 작가의 온도를 느끼게 된다.
그의 앞으로의 계획은 순천만국가정원을 주제로 한 시집을 내는 것이다. 그는 남도 자연의 모든 존재인 꽃, 나무, 새, 나비, 곤충, 잡초까지 모두 자신의 작품 동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들과 계속 대화하며 글을 쓰고 인생의 지혜를 키워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 오래 품어온 소설 작업도 천천히 이어갈 계획이다.
김 시인은 독자들에게 "사는 게 아무리 버거워도 살아 있다는 건 큰 의미다. 스스로에게 '지금까지 잘 버텼다'고 말해주길 바란다"고 전한다.
그는 "요즘 사는 게 참 팍팍하다는 사람들이 많다"며 "스스로에게 이런 말을 한다면 축 쳐져 있는 모습보다는 힘이 날 것이다"고 설명했다.
작가의 꿈을 키우는 사람과 후배 예술가들에게 "수도권만큼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는 않지만 남도는 예술의 혼이 살아 있는 땅이다"며 "오래오래 이곳에서 작업해 달라"고 응원의 말을 건넨다. 이어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작품 활동을 한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이다. 이곳을 떠나겠다는 마음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광주·전남 지역이야말로 예술의 혼이 살아 있는 보물창고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윤태민 기자 ytm@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