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사용승인 상태서 잔금 100% 받아갔다”…송도 힐스테이트 이진 베이시티 1300여명 집단소송

강신후 영남본부 기자 2025. 11. 1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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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대책 부실 검증” 서구청도 피고 포함…수백억원대 소송

(시사저널=강신후 영남본부 기자)

부산 ​송도 힐스테이트 이진 베이시티©시사저널

부산 서구 송도 해수욕장 인근에 들어선 '송도 힐스테이트 이진 베이시티' 입주민 1300여명이 시행사와 신탁사, 시공사, 관할 구청을 상대로 대규모 집단소송을 진행 중이다. 입주민들은 "법적으로 잔금 10%는 전체 사용승인 이후 납부하도록 돼 있음에도, 시행사가 임시사용승인 단계에서 잔금 전액을 받아갔다"며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했다. 여기에다 상습침수지역임을 알면서도 방재시설을 부실하게 설치해 태풍 '힌남노' 당시 대규모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며 시행사의 과실책임까지 문제 삼고 있다.

입주민들은 임시사용승인 상태에서 전체 잔금 100%를 수령한 행위가 정당한지를 따져 보겠다는 것이다. 현행 법령과 입주자 모집공고에는 "임시사용승인 단계에서는 전체 입주금 중 10%는 전체 사용승인 이후 납부"하도록 돼 있다. 이 규정은 건축물 일부만 사용 가능한 임시승인 단계에서 입주자의 금융 부담을 줄이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 마련된 장치다.

그러나 시행사인 아이제이동수와 신한자산신탁은 동별 임시사용승인만 완료된 2022년 5월경부터 잔금 10%를 포함한 전체 잔금을 모두 납부 받았다. 하지만 일부 시설은 공사 중이라 대지 등기가 지연됐고 전체 준공승인은 2023년 11월에야 완료됐다.

입주민 측은 이를 두고 "명백한 법령 위반"이라고 지적한다. 소장에는 "잔금 10%를 법적 근거 없이 취득한 만큼 시행사는 '악의의 수익자'에 해당하며, 수백억 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겼다.

입주민들은 준공 지연으로 발생한 경제적 손해도 문제 삼고 있다. 전체 사용승인이 지연되면서 최종 등기 불가, 대출 전환 불가, 금융 비용 증가, 매매 제한 등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한 입주민은 "전세대출을 주담대로 갈아타려 했는데 등기가 안 돼 불가능했다"며 "금리 인상기였던 만큼 손해가 컸다"고 밝혔다. 소장에는 이런 사례가 수십 쪽에 걸쳐 기록돼 있다.

입주민들은 "공사 지연, 안전 점검 보완 요구 등이 잇따르며 전체 준공이 미뤄졌음에도 시행사는 관련 사실을 투명하게 고지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일부 세대는 사설 중개업자를 통한 비공식 정보만으로 입주 일정을 파악해야 했던 상황도 발생했다.

게다가 입주후 약 100일 지난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한 대규모 침수 피해도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이다. 이 아파트 부지는 과거부터 반복적으로 침수 피해를 겪어온 상습침수지역(1987년 매립지)이다. 아파트 건설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변경결정 과정에서 2015년 부산시 공동위원회는 서구청장이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방재호안을 설치하는 조건부 의결을 했다. 또 사업 승인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 및 사전재해영향성검토 위원회 협의 시에도 수차례 "방재호안 설치, 월파대비 시설 설치"라는 조치사항을 부여했다.

하지만 힌남노 당시 지하 6층까지 침수되며 아파트는 사실상 마비됐다. 주차장·전기실·통신시설 등이 물에 잠기면서 엘리베이터 37대가 침수됐고, 주민들은 며칠간 69층까지 계단을 이용해야 했다. 이로 인해 고령자, 임산부, 아이 있는 가정은 다수의 2차 피해를 겪었다.

입주민 측은 "시행사가 방재대책을 형식적으로만 이행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방재호안 설치가 불가한줄 알면서도 대체시설을 마련하지 않았고 해수 배출 및 차단 시설이 부실하게 작동했다고 주장한다. 

이번 소송에는 서구청도 피고로 포함됐다. 입주민 측은 "환경영향평가, 사전재해영향성 협의 조건 이행이 제대로 검증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임시사용승인을 내준 것은 명백한 직무상 과실"이라고 주장한다.

환경영향평가 사후조사에는 시공사가 제출한 보고서가 포함되는데, 이 보고서에는 "방재대책 100% 이행"으로 기재됐다. 그러나 실제 힌남노 피해 결과와 비교해 보면 현장 조사가 부실했거나 검증이 미흡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입주민은 "구청이 제대로 된 검증을 했으면 임시사용승인을 내줄 수 없었을 것"이라며 "행정기관이 제 역할을 하지 않은 책임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의 규모는 부당이득 반환금, 등기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힌남노 침수로 인한 직접 피해, 정신적 고통 등을 포함해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입주민 측은 "대규모 신축 아파트에서 기본적인 안전과 법적 절차조차 지켜지지 않은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시행사 측 이진건설관계자는 "12월에 선고가 나는데 이미 저희한테 유리한 판결도 있고, 태풍에 관해서는 해양 방재호안 공사가 이슈가 되기 때문에 사업시행자로서 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주민들이 피해손실에 대해 감정도 안했고 결국은 정신적인 피해를 보상하라는 정도라 큰 책임이 없다"고도 했다. 

서구청 건축과 담당자는 "소송이 진행 중이라 공보계 통해 질문을 주면 답변을 주겠다"고 했지만 구청 공보계는 "소송은 건축과 소관이라 법무계 소송담당자가 하는데 입장 표명이 어렵다"고 전했다. 변론은 종결됐고, 판결 선고는 12월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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