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받는 트럼프… 엡스타인 파일 공개법 하원 가결에 지지율 최저치

이규화 2025. 11. 1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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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왕은 없다"는 시위까지 유발하는 등 강력하고 독단적인 지도력을 행사해 온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도전받고 있다.

미성년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과 자신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사건 자료 공개를 막아왔지만 미국 하원은 18일(현지시간) 자료 공개를 강제하는 법안을 1표 모자란 만장일치 수준으로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는 그동안 엡스타인 문건 공개 요구를 "민주당의 사기극"이라고 일축하며 법안 표결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화당 의원들에게 찬성표를 던지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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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미국에 왕은 없다”는 시위까지 유발하는 등 강력하고 독단적인 지도력을 행사해 온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도전받고 있다.

미성년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과 자신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사건 자료 공개를 막아왔지만 미국 하원은 18일(현지시간) 자료 공개를 강제하는 법안을 1표 모자란 만장일치 수준으로 통과시켰다.

이날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도 지난 1월 재집권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로이터 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14∼17일 미국 성인 1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표본오차 ±3%포인트),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8%로 나타났다.

이날 하원(정원 435명)은 본회의에서 찬성 427표, 반대 1표로 해당 법안을 가결했다. 공화당에서도 찬성에 몰표가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진 클레이 히긴스(공화·루이지애나) 의원이 유일한 반대표를 던졌다. 이 법안은 민주당 로 카나 의원과 트럼프 대통령의 ‘당내 견제세력’인 공화당 토머스 매시(켄터키) 의원이 공동 발의했다.

법안을 표결에 부치기 위한 청원(discharge petition)에 민주당 의원 214명과 공화당 의원 4명이 동참, 과반을 확보하면서 표결이 이뤄지게 됐다. 공화당에서는 매시 의원 외에 로렌 보버트, 낸시 메이스, 마조리 테일러 그린 등 여성 의원 3명이 청원에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는 그동안 엡스타인 문건 공개 요구를 “민주당의 사기극”이라고 일축하며 법안 표결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화당 의원들에게 찬성표를 던지라고 촉구했다. 공화당 내 ‘이탈표’ 속출 속에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자, 사실상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날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상원 표결을 거쳐 대통령 서명이 있어야 정식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서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상원은 이르면 이날 표결에 나설 전망이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서명할 준비가 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쪽(상원)에서도 상당히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양자 회담을 갖던 중 취재진으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고 “나는 엡스타인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거듭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그가 역겨운 변태(sick pervert)라고 생각해 오래전에 내 클럽에서 쫓아냈고, 결국 내 판단이 맞았던 셈”이라며 “엡스타인 이슈는 민주당의 사기(hoax)”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엡스타인이 돈을 건넨 정치인들 목록이 담긴 보고서를 입수했다면서 “그는 나에게는 돈을 전혀 주지 않았지만, 민주당 인사들에게는 줬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나온 지지율은 집권 2기 행정부 출범 당시 지지율 47%보다 9%포인트 낮은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기록한 지지율 최저치 35%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인들은 높은 생활물가와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조사 관련 처리에 불만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이번 여론조사는 미국 국민들이 고물가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이 생활물가 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26%로 이달 초 조사 때 29%에서 더 떨어졌다. 반면 물가 관리를 잘못한다는 응답자는 65%로 훨씬 높았다. 공화당원 중에서도 3분의1이 이 분야 정책 수행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 관세로 미국 기업을 보호하고 외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미국 제조업과 경제의 부흥을 꾀했으나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응답자들은 엡스타인 사건 처리 방식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엡스타인의 고객 관련 정보를 은폐하고 있다고 믿는 응답자는 70%에 달했다. 이 가운데 민주당원은 87%였으며, 공화당원도 60%나 됐다.

트럼프의 엡스타인 사건 처리 방식을 지지한 응답자는 20%에 불과했다.

로이터는 “이번 여론조사는 유권자들이 경제 정책에서 더 나은 접근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약화하는 인기는 내년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짚었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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