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주도 주택공급 文정부서 실패했는데… 거센 반발에도 재추진하겠단 與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 재추진
소유권 이전 ‘현물 선납’ 방식
사업 기간 단축 가능하나, 토지주 저항 상당
“재초환 면제 등 획기적 인센티브 필요”

여권이 2021년 한 차례 실패한 모델인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을 재추진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정부가 9·7 부동산 공급 대책 때 밝힌 공공 주도 정비사업 개편 방안의 일환인데, 반발은 벌써 거세다. 문재인 정부 땐 토지 강제 수용, 재산권 침해 등에 대한 토지주의 저항에 사업이 좌초됐다.
19일 정치권과 정비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전 정책위의장인 진성준 의원은 지난달 27일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토지 소유자들의 토지 및 건축물 소유권을 이전받아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직접 시행하고, 준공 이후에 ‘우선 공급’ 형태로 보상하는 구조다.

관리 처분 방식의 민간 개발과 달리 ‘현물 선납’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개정안엔 “공공 직접 시행자는 기존 토지 또는 건축물을 현물 납입하기로 동의한 토지 등 소유자에게 사업 시행으로 건설된 건축물(부속 토지 포함)로 보상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선(先) 소유권 이전, 후(後) 보상’이 원칙이다. 사업 기간 동안 토지주의 토지 소유권이 유지되는 관리 처분 방식과 달리, 현물 선납 방식은 정비 계획 단계에서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간다. 장점은 인허가 절차 생략, 이해관계 조율이 수월해 10~15년 이상 걸리던 재개발·재건축 사업 기간을 5년 내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토지주들의 반발이 만만찮다. 법안이 발의되면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 전 ‘입법 예고’를 통해 국민에게 입법 취지와 주요 내용을 알리고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 기간(10월 30일~11월 8일) 국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총 1만3526건의 의견 중 찬성 13건을 제외하면 나머지가 모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 작성자는 “정부가 토지를 강제로 수용하고 부당한 보상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업 투명성 부족 시 부패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작성자는 “재산권 침해 우려, 현물 선납을 통한 강제 수용 논란, 토지주·조합원 자율성 약화, 민간사업 위축 등의 우려가 크다”고 했다.

토지주의 저항을 고려해 재개발·재건축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당근책’을 마련했으나,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개정안엔 용적률(토지 면적 대비 층별 건축 면적 합계의 비율)을 법정 상한의 120%로 높이고, 주거지역을 세분 또는 변경할 수 있도록 특례를 넣었다. 법정 상한 용적률이 500%인 준주거지역은 600%로 상향된다. 또 도시공원 또는 녹지 확보 기준을 완화하는 등 기부채납 운영 기준도 별도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전체 세대 수 또는 연면적의 20% 이하 범위에서 공공 임대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 관계자는 “문 정부 때 나왔던 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정도론 어림도 없다”며 “관건은 인센티브인데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재초환) 면제, 2년 실거주 의무 미적용은 물론 사업성을 높일 만한 획기적인 혜택이 없는 한 또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했다. 문 정부는 2021년 2·4 공급 대책 발표 당시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으로 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 5년간 13만6000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후 후보지 101곳을 접수했으나, 2년 실거주 의무 미적용 등을 담은 후속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사업이 표류, 무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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