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9만 달러선 무너진 비트코인, ‘크립토 윈터’ 찾아오나
“7만 달러 초반까지 갈수도” VS “저점에 근접”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7개월 만에 9만 달러 선이 무너지며 한 달여 만에 올해 쌓아올린 상승분 30%를 반납했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6000억 달러(약 880조원)가 증발했다.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 약화와 미국 금리 향방의 불확실성 등이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본격적인 하락장이 시작될 것이란 분석과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혼재돼 있는 상황이다.
19일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1시 현재 9만1734달러를 나타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에선 1억36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비트코인은 8만9500달러대까지 하락하며 9만 달러선이 붕괴됐다. 비트코인이 9만 달러 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4월22일 이후 약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6일 사상 최고치(12만6251달러)와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30% 가까이 폭락했다. 이날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소폭 반등하며 9만 달러선을 회복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번 급락은 복합적인 악재가 터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현재 나스닥 등 미국 증시에선 인공지능(AI) 거품론이 확산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비트코인까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이 제공하는 가상자산 공포 및 탐욕 지수는 15로, '극단적 공포'를 나타내고 있다.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탐욕' 상태로 해석된다.
기관 투자자들도 자금을 빼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에 최근 4거래일(11월12~17일) 연속 순매도를 진행하며, 총 17억2382만 달러(약 2조526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미국 금리 향방의 불확실성도 하락세를 부추겼다. 당초 시장에선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이 "금리를 천천히 내려야 할 필요가 있다"며 속도 조절을 언급하며 동결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12월 금리 추가 인하는 기정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이 한풀 꺾인 상태다.

침체기 진입과 강세장 반등 기로
반감기 영향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약 4년 주기로 공급량이 절반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역사적으로 반감기 발생 이후 최고가를 기록한 뒤 급락하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 최근 비트코인 반감기는 2024년 4월이었다. 이후 지난달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전환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가상자산은 통상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1년~1년 6개월 사이에 최고점을 경신하고 조정 국면에 진입한다"며 "4차 반감기가 지난 4월20일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 우려가 제기되면서 가상자산 정책 방향성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알리 마르티네즈는 "비트코인이 일정 기간 갇혀 있었던 가격 구간을 이탈했다"며 "8만3500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디지털 자산 솔루션 기업 헥스 트러스트의 알레시오 콰글리니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조정 국면이 당분간 지속돼 7만 달러대 초반까지 시험받거나 일시적으로 그 이하로 하락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이에 더해 미 증시에서 AI 거품론이 현실화될 경우 가상자산 시장 역시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시장 침체기)에 진입할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오는 상황이다.
일시적 조정 국면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다. 매트 호건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비트코인이 저점에 근접해 있다"며 "현재 가격대는 몇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기회이자 장기 투자자에게는 '선물' 같은 구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탄탄하고, 근본적인 상승 요인들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2026년에도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 대학생 고문 살해한 캄보디아 범죄조직의 실체 [정락인의 사건 속으로] - 시사저널
- ‘여의도 권력’ 위에 ‘유튜브 권력’…한국 정치 뒤흔드는 ‘정치 상왕’ 김어준-고성국 - 시
- 김우빈 “지니에게 소원을 빈다면 첫째는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기” - 시사저널
- 40년 간 딸 성폭행…손녀에게도 마수뻗친 70대의 최후 - 시사저널
- 지켜주긴 커녕…초등생들에 ‘성범죄’ 마수 뻗은 교장의 최후 - 시사저널
- 유튜브에서 띄우고 국회가 증폭시킨 ‘의문의 제보’…늪에 빠진 민주당 - 시사저널
- “너네 어머니 만나는 남자 누구냐”…살인범은 스무살 아들을 이용했다 [주목, 이 판결] - 시사
- [강준만 시론] 이 대통령의 황당한 ‘권력서열론’ - 시사저널
- [단독] ‘개인정보 불법거래’ 6년 간 90만 건…다크웹 떠도는 한국인 정보 - 시사저널
- 주진우 “신설 중기부 2차관에 김어준 처남 유력?…처음으로 논평 포기” -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