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만 “한동훈도 잘했어”···민주당, ‘론스타 분쟁 승소’에 떨떠름한 환영

한국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 취소 소송에서 전부 승소하자 과거 취소 소송 제기를 반대했던 더불어민주당은 19일 환영하면서도 불편한 분위기다. 판정 취소 소송 신청을 결정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정부·여당에 “숟가락 얹지 말라”며 역공에 나섰고, 민주당은 한 전 대표 언급을 자제하며 “이재명 정부의 성과”라고 선을 그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은 제가 항소한다고 할 때 ‘이자 늘어나면 네가 물어주냐’고 집요하게 공격했던 사람들”이라며 “지금 와서 자화자찬? 솔직히 좀 황당했다”고 비판했다. 전날 김민석 국무총리가 승소 발표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쾌거”라고 주장하자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정권은 숟가락 얹으려 하지 말고 소송을 반대한 것에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2022년 8월 윤석열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낼 때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가 약 4000억원 배상을 판정하자 항소(판정 취소 신청)를 주도했다. ISDS를 비롯한 국제소송 대응을 위해 법무부 국제법무국도 신설했다. 항소에 대해 송기호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은 “배상 책임이 없다는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제로(0)”라고, 민주당 의원들은 “승산이 낮은 희망고문”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성과로 치켜세웠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정부의 정당한 조치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국가 이익과 금융 주권을 지켜낸 소중한 성과”라며 “10여년이 넘는 긴 분쟁의 시간 끝에 이재명 정부에서 최종 승소가 확정된 것”이라고 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대구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성과와 더불어 더욱 빛나게 됐다”고,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재명 정부의 승소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가 과도한 업적 챙기기를 한다는 견제도 이어졌다. 박지원 평당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내 덕을 뽐내고 남 탓부터 하는 정치 행태는 감동을 반감시키고 빈축만 살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그냥 우리 정부가 잘했다고 하면 될 것을 꼭 이렇게 할 필요 있냐”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5선 중진인 박지원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전 정부도 잘했고, 한동훈도 잘했고, 현 정부도 잘했다”고 칭찬했다. 박 의원은 한 전 대표에 대해 “잘한 건 잘했다고 얘기해 줘야지”라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판단 잘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론스타 사건 항소를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와 연관시켜 연일 정부·여당 비판을 이어갔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전날 “김민석 총리는 론스타 승소 4000억원 대신 대장동 7800억원 환수로 진정한 업적을 남기라”고,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민주당이 하라는 대로 했으면 오늘 대한민국은 4000억원을 론스타에 지급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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