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야 인마, 너는 그렇게 겁이 많아”…김용현, 오물풍선 사격 재촉했다

김지은 기자 2025. 11. 1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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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만으로는 비상계엄 선포 요건을 갖추기 어려워지자 합참 등에 북한 오물풍선 원점 타격과 경고 사격을 여러 차례 강요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한겨레 취재 결과,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을 일반이적 혐의로 기소하면서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만으로는 계엄 선포 상황을 조성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해, 북한 오물풍선 경고 사격과 원점 타격을 시도하려 했다고 공소장에 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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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1일 국군의날 시가행진에 참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김태형 기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만으로는 비상계엄 선포 요건을 갖추기 어려워지자 합참 등에 북한 오물풍선 원점 타격과 경고 사격을 여러 차례 강요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취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비상대권을 언급하며 “총살 당하는 한이 있어도 싹 쓸어버리겠다”는 등 계엄을 암시했고, 2023년 하반기 정치적 악재가 겹치면서 비상계엄 선포를 구상했다고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결론 지었다.

19일 한겨레 취재 결과,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을 일반이적 혐의로 기소하면서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만으로는 계엄 선포 상황을 조성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해, 북한 오물풍선 경고 사격과 원점 타격을 시도하려 했다고 공소장에 기재했다. 지난해 10월27일 김 전 장관은 강호필 전 지상작전사령관에게 “대통령과도 얘기했다, 오물풍선 6천여개가 우리 지역에 떨어졌고, 심지어 폴란드 대통령 행사 현장에도 북한의 삐라가 살포됐다”, “대통령도 선을 넘었다고 한다”며 경고 사격을 지시했다고 한다. 강 전 사령관이 우려를 나타내자 김 전 장관은 “야 인마, 너는 그렇게 겁이 많아”라고 질책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장관의 지시로 군은 준비태세를 갖췄지만 합참의 반대와 윤 전 대통령의 국외 순방 등으로 오물풍선 타격 등은 실제 이뤄지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1월18일 자정 무렵 북한이 오물풍선을 또 날리자 같은 날 새벽 1시30분께 직접 합참 전투통제실을 찾았고, 그날 오후 이승오 전 합참 작전본부장을 불러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이니 귀국 뒤에 오물풍선을 부양 시 타격할 것이다’ ‘오물풍선 도발이 재개되면 인적·물적 피해 판단 및 정량·정성적 평가 없이 원점 타격을 건의하라’는 취지로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강 전 사령관에게는 전화를 걸어 “대통령에게 보고했더니 ‘내가 해외라 안정적으로 상황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지시를 못 했다”고 설명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의 강력한 대응이 예상될 수밖에 없는 오물풍선 원점타격 등을 김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과 긴밀히 상의하고 있던 정황이다.

이후 김 전 장관은 오물풍선 원점 타격에 반대하는 합참 쪽에 화를 냈다고 한다. 김명수 전 합참의장과 이 전 본부장은 지난해 11월22일 김 전 장관을 찾아 원점 타격에 반대 의사를 표했는데, 김 전 장관은 책상을 치며 김 전 의장에게 화를 냈다고 공소장에 기재됐다. 그럼에도 김 전 의장이 반대 뜻을 굽히지 않자 김 전 장관은 그때야 ‘알겠다’며 단념한 듯한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1월28일 북한이 오물풍선 도발을 기점으로 합참에 거듭 원점 타격 계획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김 전 의장과 이 전 본부장은 장관의 독단적인 선택을 막기 위해 국방부 및 합참, 합참의장, 국가안보실, 국회 사전 통보 등을 거쳐야만 원점 타격 실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시행 절차를 세분화한 보고서를 만들어 보고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원점 타격 등의 시도는 정전협정 위반은 물론 자위권 행사 요건에도 충족하지 않았으며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협의 또한 거치지 않는 행위였다고 판단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취임 6개월이 지난 2022년 11월부터 비상대권을 언급하는 등 계엄 선포를 암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2022년 5월 정부 출범 당시부터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과의 대립을 지속해오던 상황에서 같은해 11월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 회동에서 김종혁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등에게 “나에게는 비상대권이 있다, 싹 쓸어버리겠다” “내가 총살을 당하는 한이 있어도 다 싹 쓸어버리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이후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2023년 8월)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 선거 패배(2023년 10월)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2023년 11월)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2023년 11월)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윤 전 대통령 지지율이 30% 상자권에 갇히며 수세에 몰리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계엄 선포를 구상했다는 게 특검팀의 결론이다.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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