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육의 이면?…홍보영상 논란이 불러온 단상(斷想) [오상도의 경기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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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교육에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영상이 교사를 AI에 의존하는 부속품으로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임태희 교육감이 사과에 나섰습니다.
해당 영상은 교사가 수업시간에 AI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 하이러닝을 활용하는 모습을 '친근하게' 묘사한다는 애초 의도와 달리 교육의 본질을 왜곡해 일선 교사들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연일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진 AI 교수학습 플랫폼 홍보영상은 AI가 산업·교육 현장으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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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AI 플랫폼 홍보영상 논란…“교사를 AI 부속품 취급”
전교조 등 교사단체 “교권 희화화” 비판 이어져…영상 내리고 사과
임태희 “무거운 책임…딱딱한 소재 쉽게 풀려다 의도와 달리 전달”
핀란드 공교육 설계자 “AI가 정말 좋은 변화 가져올 수 있을지 고민”
인공지능(AI)을 교육에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웃 중국은 이미 AI 교과서를 개발해 2019년 정식 교과목으로 편성했습니다. 국내에서도 같은 해 12월 AI 국가전략을 발표하고, 이듬해 AI 교육정책 방향을 내놓았습니다. 반면 미국의 일부 지역에선 AI 활용 이전 단계인 디지털교과서가 논란이 됐습니다. 종이책이 아닌 디지털교과서가 인간의 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들어 첨단 교육과정 도입에 더딘 움직임을 보입니다.

AI 시대를 맞은 교육 현장은 앞으로 크고 작은 논란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험의 재구성, 의미 부여를 통해 융합교육을 제공한다는 취지와 달리 여러 사건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보다 우선시돼야 할 배움의 본질과 교사·학생 간 존중을 두고 이곳저곳에서 목소리가 높아질 겁니다. 가르침의 주체가 교사냐 AI냐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 AI 시대 교사의 역할…“기술보다 중요한 건 협력과 공감”
경기도교육청이 야심 차게 준비해 내놓은 AI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 ‘하이러닝’은 이미 현장에 안착한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 주체인 교사·학생의 교수·학습 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시스템입니다. 하이러닝 시스템을 교육 현장에 보급하는 데에만 60억원 넘는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토대로 대학입시 개혁을 촉진할 AI 서·논술형 평가시스템 개발도 어느 정도 마무리한 단계입니다.

하지만 최근 하이러닝의 홍보영상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 영상이 교사를 AI에 의존하는 부속품으로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임태희 교육감이 사과에 나섰습니다.
해당 영상은 교사가 수업시간에 AI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 하이러닝을 활용하는 모습을 ‘친근하게’ 묘사한다는 애초 의도와 달리 교육의 본질을 왜곡해 일선 교사들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이 영상은 유튜브 채널에 올려졌던 2분8초 분량입니다. AI 서·논술형 평가시스템이 교사의 국어 과목 서·논술형 시험 채점을 돕는다는 내용입니다.

“화자가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게 왜 틀려요?” (학생)
“논리적 연결이 부족합니다.” (하이러닝 AI)
교육의 주체가 교사냐 AI이냐를 두고 논란이 일수 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참작할 만합니다.
“더 노력하면 너희는 더 좋은 결과 있을 거야.” (교사)
“빈말입니다. 음성에 진심이 담겨 있지 않았습니다.” (하이러닝 AI)
“궁금한 거 더 있는 사람은 쉬는 시간 말고 점심 먹고 찾아와. 선생님 바로 회의 있으니까. 알겠지?” (교사)
“거짓말입니다. 평소 이 시간에는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간으로 예상 소요시간은 20분입니다.” (하이러닝 AI)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등 교사단체들은 이를 두고 교사를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우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교사를 AI의 부속품처럼 묘사하고 조롱하며 깎아내리는 듯한 내용에 비참한 심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논란이 불거지자 도교육청은 영상을 내렸습니다.

임태희 교육감도 18일 도교육청 누리집에 올린 사과문에서 “많은 선생님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영상의 아이디어나 제작 주체가 선생님들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딱딱한 소재를 가볍게 다루려다 의도와 달리 전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임 교육감은 “선생님들께 참여를 요청해 이뤄진 업무를 실무적으로 제대로 거르지 못해 발생한 일로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소재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 관심도를 높이려고 한 것이 의도와 다르게 전달된 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안타까운 점은 번거로움을 마다치 않고 열심히 역할을 해 주신 선생님들께도 자칫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번 일로 경기도 교육 현장에서 함께 애쓰시는 동료 교사들 상호 간에 더는 상처받는 일들이 없도록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연일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진 AI 교수학습 플랫폼 홍보영상은 AI가 산업·교육 현장으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으로 보입니다. 세심하지 못한 영상의 내용이나 제작 과정도 문제이지만, 향후 또 다른 문제가 터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지난 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에듀테크 아시아’ 컨퍼런스는 이 같은 문제들에 조금이나마 해법을 제시하는 듯 보입니다. 핀란드 공교육 모델을 설계한 파시 살베르그 멜버른대 교수는 기조연설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구글 등 테크 기업 관계자들이 AI를 활용해 학생들에게 맞춤형 고품질 학습을 제공한다는 발표를 마친 직후였습니다.
“지난 25년간 시장이나 기업처럼 경쟁을 교육 시스템의 핵심 가치로 두고 운영하면서 학생의 학업 성취, 형평성, 복지, 소속감 등 모든 지표가 하락했습니다. 전 세계의 교육 현황을 보면 좋은 소식은 없습니다. 와중에 인공지능이 등장했습니다. 지금이 정말 좋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때일까요?”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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