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총회 합의문 초안 각국에 공유, 기후위기 대응 필요에는 못 미칠 듯

브라질 벨렝에서 진행 중인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30)에서 170여개국 대표단이 회의 종료일(현지시간 21일)을 앞두고 핵심 쟁점을 정리한 초안 문서를 바탕으로 합의문 도출에 나섰다.
AP통신, 로이터통신 등은 당사국총회 사무국이 주요 쟁점에 대한 선택지를 담은 합의용 초안 문서를 서한 형태로 각국 대표단에 발송하고, 이번 주 중 관련 논의를 마무리할 것을 제안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저녁 늦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진 이 문서에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진일보한 성과 촉구 명문화 여부, 3000억 달러(438조원 상당) 규모 기후 재원 마련과 분배에 대한 세부 사항, 기후 관련 무역장벽 해소 방안, 투명성 강화 대책 등 4개 사안이 “이견을 좁혀야 할” 사안으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국이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해 개발도상국에 자금을 지원하는 구체적 방안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지구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 필요한 감축량 간 격차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의제도 일부 포함됐다.
해당 초안을 확인한 환경단체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의 재스퍼 인벤터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합의문 초안에 대해 “지금 필요한 것은 시급성을 외면한 채 지연을 부추기는 다른 옵션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당사국총회 개최국인 브라질은 지난주 총회 초반에 공식 의제에 포함하기조차 어렵다고 여겨진 항목들을 포함한 포괄적인 형태의 합의를 먼저 이뤄내고, 폐회 전에 남은 문제를 마무리하는 또 다른 합의를 체결하는 단계적 패키지 처리를 제의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지난 10일 총회 개막 후 브라질리아로 돌아갔던 룰라 대통령은 19일 다시 벨렝을 찾을 예정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역시 총회 행사장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브라질 정부에서 기후·에너지·환경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안드레 코헤아 두라구 당사국총회 의장은 “당사국 지지를 기반으로 조기에 결론을 낼 수 있도록 (합의를)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종 합의안이 나오더라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필요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화석 연료 사용 종식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인 ‘350.org’의 안드레아스 지버는 “초안은 쓴 뒷맛을 남기는 방식으로 조리됐다”면서, 화석 연료 전환을 핵심에 놓지 않으면 “약하고 텅 빈, 주요 재료가 빠진 요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합의문을 만드는 데 성공하더라도 미국 대표단의 불참으로 인해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당사국총회에서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도 쟁점이 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간) 80개국 이상이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위한 로드맵 마련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마셜제도의 기후특사 티나 스테지는 20개국 장관들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화석연료 로드맵을 지지하고 구체화하자”고 제안했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 에너지안보탄소중립 장관도 화석연료 폐지 로드맵과 관련해 “무시될 수 없는 문제”라며 “회의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70여개국 대표단이 참석한 COP30 회의는 오는 21일까지 진행된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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