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조달, 2027년엔 ‘직접 사는 시대’… 지방공사 150억 미만은 “지역업체만”

제주방송 김지훈 2025. 11. 1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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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북 시범 뒤 전국 확대… 비리 적발 땐 즉시 조달청 회귀
지역경제 논쟁도 본격화될 듯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정부가 공공조달 제도의 기본 틀을 다시 짜기 시작했습니다.

내년부터 경기와 전북에서 시작되는 자율 조달 시범은 2027년이면 전국 모든 지자체와 공공기관으로 확장됩니다.

비수도권 공사에서는 수도권 업체 입찰이 150억 원 미만까지 제한되고, 비리가 드러나면 자율권을 바로 회수하는 새로운 규칙도 포함됐습니다.

■ 2027년 ‘자율조달 기본값’… 조달청 의무 단계에서 빠져

정부는 19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주재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공조달 개혁방안을 확정했습니다.
핵심은 조달청을 거치는 중앙집중 구조를 ‘선택’으로 돌리고, 각 기관이 스스로 제품과 서비스를 비교해 계약하는 직접조달 중심 체제로 전환하는 내용입니다.

내년부터 경기도와 전북특별자치도는 전기·전자 제품군에서 조달청 단가계약 의무가 풀립니다.
지방정부 구매액 비중이 큰 품목대라 시범 결과가 지역 시장 체감으로 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2027년부터는 이 방식이 전국 모든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기본 규칙이 됩니다.

조달 수요기관의 불만이 꾸준히 쌓여왔던 점도 큰 배경입니다. 가격 경쟁이 충분하지 않아 비용 부담이 크다는 지적, 품질 만족도가 낮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두 차례 조달 개혁을 직접 주문한 바 있습니다.

(조달청 제공)


■ 자율 늘면 책임도↑… 비리 한 번이면 ‘원스트라이크아웃’

자율 조달의 폭은 넓어지지만, 책임 장치는 훨씬 더 빠르게 작동합니다.

정부는 입찰·계약 과정에서 비리나 위법이 확인되면 자율 구매 권한을 즉시 회수해 조달청 이용을 다시 의무화하는 원스트라이크아웃 제도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조달청 감시권한도 강화됩니다.

기관이 직접 진행한 조달 건을 조달청이 사후 분석해 부당 지시나 규정 위반이 확인되면 시정·개선을 바로 권고하고, 허위 원산지 표시·직접생산 의무 위반 등 불공정 조달행위에 대해서는 직권조사가 가능하도록 법 개정도 추진됩니다.

수의계약을 포함한 모든 계약 정보를 나라장터에 공개하도록 해 감시 주체를 기관 내부에서 시장 전체로 넓히는 방식도 도입됩니다.

■ 지방공사 150억 원 미만, 수도권 업체 ‘입찰 불가’

같은 날 발표된 ‘지방공사 지역업체 참여 확대방안’은 또 다른 굵직한 변화의 축입니다.

비수도권 건설경기 침체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정부는 지역제한경쟁입찰 기준을 현행 88억~100억 원에서 150억 원 미만으로 상향했습니다.

즉, 이 구간 비수도권 공사는 해당 지역 업체만 입찰할 수 있으며, 수도권 업체의 원도급 진입은 원칙적으로 막힙니다.

기획재정부는 이 조정만으로도 지역업체 수주액이 약 2조 6,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적격심사·종합심사·기술형 입찰에서 지역 기여도에 가점을 부여하는 기준까지 합산하면 전체 효과는 3조 3,000억 원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형식적 지역 이전을 막기 위해 본사 소재지 유지 기간을 90일에서 180일로 늘리는 조치도 포함됐습니다.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정부 의지는 분명하지만, 수도권 업체와 업계 전체에서는 “지역 장벽이 현실보다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 가격·품질 경쟁 강화… 약자기업 보호는 법으로


정부는 선택권을 넓히는 동시에 경쟁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장치도 함께 냈습니다.

과점 구조나 형식적 경쟁을 줄이기 위해 일정 금액 이상 물품 구매 시 ‘2단계 경쟁’을 확대하고, 참여 기업 수 제한도 풀어 품질·가격을 다시 비교하도록 했습니다.

민간 거래 규격 중심으로 품목 기준을 재편하고, 가격 증빙이 부족한 품목은 단가계약에서 제외하거나 총액계약으로 전환하는 방식도 포함됐습니다.

중소기업 부담을 덜기 위해 단품 물가조정제 확대, 실례가격에 물가상승분 반영도 병행합니다.

약자기업 제품 구매는 법으로 보호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여성기업·장애인기업 등 약자기업 제품 우선구매 원칙을 ‘공공조달법’으로 명문화하고, 기관별 이행률을 정기적으로 공표하도록 했습니다.

혁신제품 구매도 대폭 확대합니다.

2030년까지 AI 기반 혁신제품 5,000개 발굴, 공공구매 규모 2조 5,000억 원 이상 확대가 목표입니다.
기후테크·저탄소 제품 구매 비중을 높이고, 환경표지·저탄소 인증을 입찰 평가에 반영하는 방안도 포함됐습니다.

다만 관건은 실행력입니다.

지자체마다 조달 인력 역량이 다르고, 지역 시장 규모도 차이가 큰 때문입니다.

지역제한 기준 상향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지, 혹은 지역 내 경쟁 자체를 더 좁히는 결과로 나타날지는 실제 운영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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