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끝까지 고생한 최준용, 그의 열매는 달디 달다

손동환 2025. 11. 1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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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용(200cm, F)이 ‘고진감래’를 제대로 느꼈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허훈(180cm, G)과 허웅(185cm, G), 송교창(199cm, F)과 최준용(200cm, F), 숀 롱(208cm, C). 5명 모두 부산 KCC 소속이다. 그래서 KCC는 ‘2025~2026 우승 후보’로 꼽힌다. 언급한 5명 전부 최상급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최준용은 그 중에서도 유니크하다. 장신 자원에 속하는 최준용은 가드 못지않은 볼 핸들링과 스피드를 지녔다. 뛰어난 농구 센스로 공격과 수비 모두 잡아주기도 한다.

최준용의 수비 반응 속도는 더더욱 빠르다. 얇은 프레임을 지녔음에도, 상대의 골밑 공격을 저지하는 이유. 그렇기 때문에, 송교창과 숀 롱의 높이가 더 빛을 발한다.

다만, 최준용의 컨디션은 100%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준용은 지난 15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4개의 블록슛을 기록했다. 특히, 레이션 해먼즈(200cm, F)의 야투를 3번이나 저지했다. 현대모비스의 기를 확 죽였다.

그리고 최준용은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맞선다. 한국가스공사는 ‘외곽 공격’과 ‘스피드’를 강조하는 팀. 그래서 최준용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최준용의 수비 범위가 그렇다.

# Part.1 : 넓은 수비 범위, 숨겨진 진실

양 팀 스타팅 라인업(KCC : 허훈-허웅-송교창-최준용-숀 롱, 한국가스공사 : 우동현-SJ 벨란겔-신승민-김준일-라건아)을 고려할 때, 최준용의 매치업은 김준일(200cm, C)이었다. 김준일은 힘과 점퍼를 겸비한 선수. 최준용은 ‘버티는 수비’와 ‘블록슛’을 활용해야 했다.

최준용은 페인트 존 쪽으로 처졌다. 김준일의 길지 않은 슈팅 거리를 고려했고, SJ 벨란겔(177cm, G)이나 라건아(199cm, C)의 골밑 공략을 의식했다. 김준일보다 한 타이밍 늦게 반응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준용의 높이는 분명 위력적이었다. 림 밑에 있는 최준용은 한국가스공사 골밑 공격을 멈칫하게 했다. 최준용의 그런 동작이 한국가스공사의 공격 속도를 떨어뜨렸다.

그러나 숀 롱(208cm, C)이 한국가스공사 2대2 때문에 페인트 존을 자주 비웠다. KCC 페인트 존 수비가 헐거워졌다. 최준용 홀로 이를 메울 수 없었다. KCC는 1쿼터 종료 4분 14초 전 10-17로 밀렸고, 이상민 KCC 감독이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요청했다.

최준용은 잠깐의 휴식 이후 장재석(202cm, C)과 합을 맞췄다. 최준용은 이때 신승민(195cm, F)과 매치업됐다. 다만, 스턴트 동작(볼 없는 공격수를 막는 수비수가 근거리에 있는 다른 선수를 순간적으로 견제)을 많이 취했다. 팀 디펜스가 그렇게 견고하지 않아, 최준용이 다양한 지역으로 움직여야 했다. 즉, KCC의 수비망이 쫀쫀하지 않았다.

# Part.2 : 블록슛

최준용은 2쿼터를 벤치에서 시작했다. 장재석이 최준용을 대신했다. 장재석은 신주영(200cm, F)과 매치업됐다. 3점 라인 주변에서의 핸드-오프 플레이를 신경 썼다. 그리고 정성우(178cm, G)의 돌파 동선을 막았다. 마지막으로 수비 리바운드에 집중했다.

장재석이 어느 정도 버텨준 후, 최준용이 다시 나섰다. 최준용은 1쿼터처럼 김준일을 막았다. 김준일의 피벗에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김준일의 슈팅 타이밍을 완벽하게 예측했다. 그 결과, 김준일의 페이더웨이를 완벽히 블록슛했다.

최준용의 공수 전환 속도는 그렇게 느리지 않았다. 특히, 백 코트할 때, 이를 악물고 뛰었다. 백 코트 이후에는 높이 뛰어올랐다. 높은 점프로 수비 리바운드를 획득했다. 한국가스공사한테 세컨드 찬스를 주지 않았다.

최준용은 속공 실패 후 라건아와 매치업됐다. 라건아의 힘에 밀렸으나, 높이와 타이밍으로 라건아를 블록슛했다. 라건아에게 세컨드 찬스 포인트를 내줬지만, 라건아에게도 ‘주춤주춤’이라는 단어를 선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CC는 33-4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외국 선수들의 수비 안정감이 부족해서였다.

# Part.3 : 열세

김준일이 2쿼터 종료 3분 전 왼쪽 무릎을 다쳤다. 그래서 한국가스공사는 3쿼터에 신승민과 최진수(202cm, F)를 기용했다. 두 선수 모두 3번에 가까운 포워드. 최준용은 적어도 ‘힘싸움’이라는 단어를 벗어던질 수 있었다.

그러나 닉 퍼킨스(200cm, F)의 슈팅 거리가 길다. 그래서 퍼킨스는 숀 롱을 페인트 존 밖으로 끌어낼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최준용의 수비 임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도움수비’ 및 ‘페인트 존 수호’였다.

그리고 KCC는 로테이션 수비로 숀 롱 혹은 최준용의 부담을 덜어줬다. 다른 국내 선수에게 퍼킨스의 슛을 맡기려고 했다. 그렇지만 퍼킨스의 슛이 너무 잘 들어갔다. KCC의 수비 계획이 꼬이고 말았다.

장재석이 다시 한 번 나섰다. 수비 에너지 레벨 높은 김동현(190cm, G)이 벨란겔을 막아섰다. KCC는 수비 균열을 최소화하려고 했다. 그러나 벨란겔의 낮은 드리블과 미드-레인지 점퍼, 스크린 활용에 속수무책이었다. 결국 주도권을 얻지 못했다. 52-61로 3쿼터를 종료했다.

# Part.4 : 40분은 부족해

최준용은 코트에 없었다. 송교창과 장재석이 최준용을 대체해야 했다. 그렇지만 변수에 당했다. 신승민의 2대2를 처지는 수비로 대응했다가, 신승민의 백 보드 점퍼에 당한 것. KCC도 57-65로 계속 밀렸다. 남은 시간은 7분 52초였다.

최준용이 코트로 돌아왔다. 송교창-드완 에르난데스(208cm, C)와 프론트 코트진을 구축했다. 그러나 악재가 닥쳐왔다. 송교창이 4쿼터 시작 2분 50초 만에 4번째 파울. 최준용의 버팀목 하나가 사라졌다. KCC도 57-69로 밀렸다.

최준용은 도움수비를 생각했다. 그렇지만 한국가스공사가 최준용 없는 쪽으로 볼을 돌렸다. 최준용의 수비 지배력과 상관없는 지역으로 볼을 분배했다. 그런 이유로, KCC는 정성우에게 3점을 맞았다. 3쿼터 종료 5분 38초 전 57-72로 밀렸다.

KCC 앞선이 벨란겔에게 허무하게 뚫렸다. 최준용도 반응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벨란겔이 노 마크 레이업을 놓쳤다. 최준용을 잠깐 봤다가, 림에 집중하지 못한 것.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잡는다’는 말이 떠올랐다.

최준용이 비슷한 전략을 취했다. 돌파하는 벨란겔 앞에 자신의 정면만 비춘 것. 그렇지만 벨란겔이 두 번 당하지 않았다. 최준용이 반응하기 전에, 벨란겔이 레이업을 꽂았다.

하지만 KCC와 최준용 모두 밀릴 곳 없었다. 한국가스공사 진영부터 함정을 팠다. 최준용도 하프 코트부터 수비했다. 특히, 4쿼터 종료 9.8초 전에는 정성우의 사이드 라인 크로스를 이끌었다. 그리고 허훈이 돌파로 동점(79-79)을 만들었다.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 Part.5 : 결실

선수들의 체력은 이미 소진됐다. 그러나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날카로워야 했다. 최준용도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자신의 수비 영향력을 보여주기 어려웠다. 한국가스공사 선수들이 숀 롱 쪽으로 2대2를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최준용을 포함한 KCC 선수들이 있는 힘을 쥐어짜냈다. 한국가스공사의 패턴을 인지한 듯했다. 숀 롱도 ‘디플렉션(공을 굴절시키는 행위)’으로 한국가스공사의 기세를 차단했다.

그 사이, 허훈이 해결했다. 특히, 경기 종료 3초 전 역전 결승 자유투(94-93)를 해냈다. 이는 경기 마지막 득점이었다. 경기 종료 부저가 울린 후, KCC 선수들이 환호한 이유였다. 최준용의 기록(18점 11리바운드 3블록슛 1어시스트 1디플렉션) 역시 헛되지 않았다. 특히, 최준용의 블록슛은 양 팀 최다에 해당된다.

그 결과, 이상민 KCC 감독도 승장 자격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최)준용이와 (송)교창이의 키가 크다. 높이로 상대를 압박할 수 있다. 또, 내가 두 선수에게 ‘파울성 수비를 해도 된다’고 했는데, 두 선수가 잘해줬다”라며 최준용의 숨은 수비 역량을 인정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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