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에 꽂은 비수, ‘캡틴’ 고예림의 시즌은 이제부터가 시작! “저랑 다혜가 조금 더 잘 버텨볼게요” [MD광주]

광주=김희수 기자 2025. 11. 19.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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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고예림./KOVO

[마이데일리 = 광주 김희수 기자] 고예림의 시즌이 비로소 제대로 시작됐다.

페퍼저축은행의 새로운 주장이 된 고예림은 시즌 초반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좀처럼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으면서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고, 후위 세 자리를 커버하는 정도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렇게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1라운드를 보낸 고예림은 2라운드 두 번째 경기인 18일 현대건설전에서 마침내 날개를 펼쳤다. 시즌 첫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고예림은 블로킹 1개‧서브 득점 1개 포함 14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공격 성공률도 42.86%로 높았다. 팀의 3-1(25-22, 19-25, 25-21, 25-10) 승리에 기여한 주장 고예림이었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을 찾은 고예림은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경기였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서 기분이 더 좋다. 시즌이 시작하고 나서 후위 세 자리만 뛸 때는 리듬이 잘 맞지 않았다. 그래서 불안감이 좀 컸고 결과도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님께서 계속 믿어주신 덕분에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이후에는 계속 리듬을 회복해왔고, 지금은 많이 좋아진 상태”라고 승리 소감과 현재의 컨디션을 전했다.

방송사 인터뷰에 응한 고예림./KOVO

고예림의 시즌 최고 활약이 나온 경기는 공교롭게도 친정팀인 현대건설과의 경기였다. 현대건설 이야기가 나오자 멋쩍은 웃음을 지은 고예림은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연습 때 준비하니까 그렇지는 않더라. 평소와는 조금 다른 마음이었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고, 그래서 더 움직이고 더 파이팅할 수 있었다”고 친정팀과의 승부를 준비한 마음을 돌아봤다.

이날 경기 승리로 페퍼저축은행은 광주에서의 무패가도를 이어갔다. 홈경기 5전 전승이다. 고예림과 선수들 역시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다. 고예림은 “조금은 의식하고 있다(웃음). 홈에서는 더 이기고 싶은 열정이 커지는 것 같다. 선수들끼리는 ‘이 무패가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오늘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들을 한다”고 홈에서의 무패행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사실 고예림과 페퍼저축은행의 출발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고예림은 상술했듯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으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고, 페퍼저축은행은 시즌 전 컵대회에서 전패로 탈락하며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팀은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다른 팀으로 변모했고, 고예림도 2라운드부터 제 기량을 끌어내는 중이다.

보호대를 정리하는 고예림./KOVO

고예림은 “컵대회 때는 팀 합이 잘 맞는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하지만 연습을 통해 지금은 팀워크가 정말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나가 됐다는 느낌이 크다”며 팀 반등의 열쇠를 팀워크의 향상으로 꼽았다.

팀워크의 향상에 주장 고예림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주장으로 선임되기 전 인터뷰를 통해 “주장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지만, 주장이 된다면 잘할 자신이 있다. 언니들에게 보고 배운 대로 잘 해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 고예림이다.

실제로 주장이 된 고예림은 어떻게 팀을 이끌고 있을까. 그는 “솔직히 주장으로서의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혼자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팀원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고 있고, 또 잘 따라와 준다. 부담감 대신 책임감만 느끼면서 나아가고 있다”고 씩씩하게 답했다. 벌써 멋진 주장이 된 모습이었다.

환호하는 고예림./KOVO

고예림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지금 팀 분위기는 너무 좋다. 하지만 그걸 막 티내지는 않는다. 올라온 자신감만 간직한 채, 그저 똑같이 하던 대로 열심히 하려고 한다. 지금 우리의 강점은 공격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랑 (한)다혜가 뒤에서 조금만 더 잘 버텨준다면 지금의 좋은 흐름을 잘 이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한다혜와 함께 팀의 궂은일을 도맡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또한 주장다운 멘트였다.

아직 11월도 다 가지 않았고, 시즌은 이제 막 2라운드가 시작됐을 뿐이다. 남들보다 출발이 조금은 늦었더라도, 훗날 멋진 결실을 맺기에는 충분한 시작의 시기다. 캡틴 고예림도 그렇게 더 값지고 화려한 시즌 끝의 결실을 맺기 위한, 아주 조금 늦은 시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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