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415.28원 ‘고환율 GO’… 경기위축·물가폭탄 ‘경고음’ [심층기획-'뉴노멀 된 强달러, 韓경제 발목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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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의 천장이 뚫렸다.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며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지만, 달러 강세에 원화가 좀처럼 맥을 못 추고 있다.
원화와 동조성이 큰 엔화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 역시 고환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IBK 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올해 초 발간한 '환율상승 시 국내경제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월평균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3개월 뒤 최대 7.0%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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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팔자·서학개미 투자 행렬 속
수출업체 달러 매도 주저 등도 원인
수입물가지수 1.9% 올라 4개월째 ↑
1500원 터치 땐 수출·생산 9%대 ‘뚝’
“대내외 불확실 여전… 당국 개입해야”

1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13일 장중 1475.4원까지 오르며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음날 외환 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선 후 1450원대로 떨어졌지만 주말 이후 다시 오름세를 보이며 이날 전일 대비 7.3원 오른 1465.3원에 주간거래(오후 3시30분)를 마감했다.

◆줄줄 새는 달러, 원화 약세 고착화

환율이 계속 오르자 수출업체들도 달러 매도를 미루는 분위기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달러화를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쪽은 수출 기업인데, 이들이 벌어들인 달러화를 요즘 시장에 내놓고 있지 않다”며 “미국 내 투자자금 수요에 대비하거나, 환율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쥐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기업 입장에서 제품의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 수출이 유리해진다. 또 수출 대금을 원화로 환전할 때 더 많은 금액을 손에 쥐게 된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그러나 중간재·원자재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 특성상 고환율은 더 이상 호재가 아닌 ‘재앙’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초 주요 업종별 협회 12곳과 함께 조사한 ‘고환율 기조가 주요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자동차·기계를 제외한 대다수 업종이 환율이 오르면 부정적인 타격을 입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 주력 업종인 반도체산업에서도 제조원가·해외투자비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4월 발표한 ‘2025년도 수출기업 금융애로 및 정책 금융 개선 과제’ 보고서에선 수출 기업 500개사의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들이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적정 환율로 평균 1344.9원을 들기도 했다. 현재 환율과 100원 이상 격차가 난다.
무협은 “통상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채산성이 개선될 수 있지만, 동시에 원자재 구매 비용·운임 상승으로 높은 환율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협상력이 낮은 중소·중견 기업의 경우 수입 원부자재 비용이 증가하는 동시에 환율 상승을 이유로 바이어가 납품 단가 조정을 요청하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선 환율이 머지않아 1500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연내 1430∼1480원 박스권을 예상하지만,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거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세·규제 위험이 재부각되면 1500원 선을 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환율 1500원이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IBK 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올해 초 발간한 ‘환율상승 시 국내경제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월평균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3개월 뒤 최대 7.0%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수출은 9개월 뒤 최대 9.0% 감소, 생산도 7개월 뒤 최대 9.3%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환 당국은 우선 1480원에 방어선을 구축하고 시장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4일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가용수단을 적극 활용해 대처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외환 당국이 구체적인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구두 개입 시점을 전후해 실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 물량이 나와서다. 일각에선 국민연금이 환율 1480원을 넘으면 환 헤지(위험회피)를 통한 환율 조정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경제학)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으면 환율이 이른 시일 내에 떨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경제 타격이 우려되는 만큼, 외환보유고에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외환 당국의 개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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