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0대 수출업종, 5년 뒤 中에 완패” 산업지도 재편 우려

정민주 2025. 11. 18.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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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기업 경쟁력 현황·전망 조사 철강·자동차·2차전지 등 절반 추월 도내 산업계 “이미 체감 위기… 불안”

자동차, 철강, 2차전지 등 한국 10대 수출 주력 업종의 절반이 중국에 추월당했고, 5년 뒤에는 10대 업종 모두가 뒤처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현장에선 이미 격차가 많이 줄어, 이러다 산업 지도가 통째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 1000대 기업(200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한·미·일·중 경쟁력 현황 및 전망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5개 업종에서 한국보다 경쟁력이 높다고 답했다. 한국의 업종별 기업 경쟁력을 100으로 잡았을 때 현재 중국의 점수를 묻는 질문에 철강(112.7), 일반기계(108.5), 2차전지(108.4), 디스플레이(106.4), 자동차·부품(102.4) 등 5개 업종에서 한국보다 더 낫다는 것이다.

5년 뒤인 2030년엔 10개 업종 중 나머지 5개 업종도 중국의 경쟁력이 더 커질 것으로 기업들은 답했다. 특히 중국 2차전지 산업의 경쟁력은 119.5로 달아났고 일반기계(118.8), 철강(117.7), 자동차·부품(114.8)도 중국이 큰 격차로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도내 일반기계 업체 대표는 “대기업은 고부가가치·첨단 라인으로 올라가겠지만, 우리가 담당하는 중간 공정은 중국·동남아와 정면 승부를 피하기 어렵다”면서 “신규 설비는 꿈도 못 꾸고, 기존 설비 수명만 최대한 늘려 쓰는 식으로 ‘연명 경영’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국 기업은 각 업종의 가격 경쟁력, 생산성, 정부 지원, 전문인력, 핵심 기술 등 6개 평가 항목 중 5개에서 한국에 비해 경쟁력이 높다고 조사됐다. 한국은 ‘상품 브랜드’만 우위였는데, 5년 뒤에는 이마저도 중국에 밀릴 것으로 전망됐다. 기계·부품 업체가 밀집한 창원 산업 현장에선 이미 ‘체감 위기’가 일상이 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창원국가산단 내 한 자동차 부품 중견기업 관계자는 “예전에는 중국이 값싼 제품으로만 치고 들어온다고 여겼는데, 기술, 생산성까지 앞선다는 조사를 보니 기대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노동 현장에서도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한 철강업계 근로자는 “라인은 돌아가는데 5년 뒤에도 이 일자리가 유지될지 누가 장담하나. IMF나 금융위기 때는 ‘이 위기만 넘기면 좋아진다’는 믿음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한국 산업 자체가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절로 나온다”고 말했다.

지역 상공계 한 인사는 “기업들은 이미 중국을 최대 경쟁국으로 보고 판을 다시 짜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이 눈에 띄지 않는다”면서 “지금부터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에 집중할지 정부와 지자체가 분명한 신호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원시 진해구 부산신항 인근 물류컨테이너 부두 도로에 컨테이너 화물차량이 이동하고 있다./경남신문 DB/

창원시 진해구 부산신항 인근 물류컨테이너 부두 도로에 컨테이너 화물차량이 이동하고 있다./경남신문 DB/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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