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위반' 물고늘어져 완승 … 13년 소송전 종지부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강민우 기자(binu@mk.co.kr) 2025. 11. 18.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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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론스타에 최종 승소
4천억대 ISDS 배상금 취소
소송비용 73억도 환수 결정
'가능성 희박' 예상 깬 쾌거
취소 신청 주도했던 한동훈
페북에 "대한민국 승소 !"
김민석 국무총리(왼쪽)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취소 신청'과 관련해 긴급 브리핑하고 있다. 오른쪽 뒤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론스타를 상대로 한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배상금 전액을 취소받았지만 이 같은 '완승'을 내다본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산하 취소위원회에서 취소 결정을 얻어내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존 ISDS 중재판정에서 발생한 절차 위반을 짚어내 물고 늘어져 승리를 얻어냈다. 18일 론스타와의 ISDS 중재판정 취소 소송에 참여한 정홍식 법무부 국제법무국장은 정부 브리핑에서 "중재 절차 과정에서 적법 절차 위반이 상당히 중대하게 발생했다는 점이 취소위원회에서 한국 정부의 취소 신청을 받아들인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ICSID 산하 취소위원회는 3명의 국제중재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소송 당사자가 아닌 ICSID가 직접 선임해 객관성을 담보한다. 한국 정부는 2023년 중재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한 뒤 서면심리에 이어 올해 1월 영국 런던에서 사흘간 구술심리에 임해 입장을 피력했다. 정 국장은 "심리 과정에서 취소위원들이 적법 절차 위반에 대한 질문을 상당히 많이 했다"며 "그 과정에서 (취소 결정의) 긍정적인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는 정부의 이번 승소가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흔치 않은 경우라고 주목한다. 1966년 ICSID 출범 이후 2021년까지 55년 동안 접수된 취소 신청 133건 중 전부 또는 일부 인용된 건은 20건(15%)에 불과하다. 법조계 관계자는 "다른 국가에서도 취소 소송에서 완벽하게 승소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혼신의 노력을 다해 주신 정부 관계자, 소송대리인, 그리고 정부를 믿고 응원해 주신 국민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론스타는 2012년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부당하게 개입해 46억7950만달러(약 6조8540억원)의 손해를 봤다며 ISDS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 정부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부실화된 외환은행의 정상화를 시도하다 매각에 나섰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 지분 51%를 1조3834억원에 사들인 뒤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3조9157억원에 매각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직후부터 외환은행 주가가 급등해 외국 사모펀드에 국내 금융사를 지나치게 싸게 넘겼다는 '헐값 매각' 논란이 일기도 했다.

론스타는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개입으로 더 비싼 값에 매각하지 못해 손해를 봤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국제중재를 제기했다.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된 ISDS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10년 만인 2022년 8월 ICSID 중재판정부는 론스타 주장 일부를 인정해 청구액의 4.6%인 2억1650만달러(약 3171억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정했다. 이후 그해 10월 배상원금이 과다 산정되고 이자가 중복 계산되는 등 배상액이 잘못 계산됐다는 한국 정부의 문제제기를 중재판정부가 받아들여 배상금이 2억1602만달러(약 3164억원)로 일부 줄었다.

이에 론스타는 배상 금액이 충분하지 않다며 2023년 7월 판정 취소 신청을 했다. 한국 정부도 "판정부의 월권, 절차 규칙의 위반 등 ICSID 협약상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문제가 있다"며 그해 9월 판정 취소와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론스타의 청구액보다 실제 판정 금액이 많이 감액됐지만 중재판정부의 판정을 수용하기 어렵다. 끝까지 다퉈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승소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바라본 정치인들과 법조인 일부가 "이자라도 덜 주려면 지금 합의하는 게 더 낫다"고 비판했지만 밀어붙였다. 이날 승소 결정이 알려지자 한 전 대표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론스타 소송 대한민국 승소!"라고 글을 올렸다.

[박홍주 기자 /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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