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자연 지키는 원주민 위해 “무치랑”

오경민 기자 2025. 11. 1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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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COP30서 무치랑 정신 강조
원주민 3천명 총회 참여, 역할 확대
생물 다양성 수호 등 자연 보전 기여
기후 목표에 ‘토지 권리’ 포함 노력
논쟁보다 목표 달성 위한 실행 집중
연설하는 김성환 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참석해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관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구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기후 관련 국제회의인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의 올해 의장국인 브라질은 ‘글로벌 무치랑(Mutirao)’ 정신을 내세웠다. 브라질 원주민 언어인 ‘무치랑’은 ‘공동의 노력’이란 뜻으로 하나의 목표를 위해 집단이 함께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구호로서의 의미뿐 아니라, 각국 원주민이 자연 보전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말로도 해석된다.

지난 10일부터 아마존 관문 도시인 벨렝에서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진행 중인 브라질은 무치랑 정신으로 전 세계가 서로 연결돼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나 토니 COP 사무총장은 “당사국총회가 열리는 2주만이 아니라 매일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할지, 어떤 소비자·유권자·에너지 사용자로 살 것인지 선택하며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회의 의장인 앙드레 코레아 두 라고는 무치랑을 통해 “‘비라다(virada)’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비라다는 패배가 확실해 보이는 경기에서 역전승을 위해 싸우는 것을 뜻하는 포르투갈어다. 전환 또는 판이 뒤집히는 순간 등을 의미한다.

브라질은 총회에서 원주민 역할도 확대했다. 원주민 약 3000명이 참여했다. 수백명은 블루존에서 열리는 공식 협상에 참여하고, 나머지는 시민사회 참관단을 위해 마련된 그린존에 참석한다. 브라질 원주민부 장관인 소니아 과하하라 장관을 주축으로 전 세계 원주민 공동체를 대표하는 ‘피플스 서클’을 설립해 토착민 대표단을 구성했다. 원주민 중 일부만 협상 테이블 접근이 허용되다 보니 지난 14일 원주민 시위대가 블루존 정문을 봉쇄하기도 했다. 이들은 아마존 지역 원주민 영토를 위협하는 채굴 활동 종식 등을 요구했다.

90개국에 분포하는 5000개가 넘는 원주민 집단은 전 세계 인구 6%에 불과하지만 자연 보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인정받고 있다. 2015년 기후변화협약 당사국들은 원주민의 전통적인 생활 방식이 생물 다양성을 수호하고 기후변화 대응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원주민들은 석유 시추, 채굴, 벌목 등으로 인해 영토에 대한 권리를 빼앗기고 있다.

원주민 단체는 토지에 대한 권리를 기후 목표에 포함하려고 노력 중이다. 과하하라 장관은 “원주민 없이는 미래가 없다”며 “원주민의 토지 권리 보장은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한 국제적 행동 의제와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이번 총회를 앞두고 ‘열대우림영구기금(TFFF)’을 출범시키면서 기금의 20%를 원주민에게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무치랑을 내세운 브라질은 이번 총회를 진행하면서 논쟁보다는 실행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브라질은 토착 개념인 무치랑을 활용해 기후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폭넓은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고 누가 그 책임을 더 많이 질지 논쟁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설정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에 집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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