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수요 4배 폭증하는데 …'석탄발전 제로' 열차 출발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지혜진 기자(ji.hyejin@mk.co.kr) 2025. 11. 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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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탈석탄동맹 가입 … 전력공급 펑크·생산단가 상승 우려
석탄발전소 40기 폐쇄 땐
전력공급 20GW 공백 생겨
원전은 건설에 오래 걸리고
재생에너지도 타산 안 맞아
데이터센터·반도체 전력수요
2038년엔 30TWh로 확 늘어
"탈석탄 구체적 대안 나와야"

정부가 204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40기의 문을 닫고 나머지 21기도 폐쇄할지를 놓고 공론화 작업에 돌입하기로 하면서 전력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같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어 재생에너지나 원전으로는 전력 공급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말부터 논의가 본격화될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정부의 공격적인 '탈석탄' 시간표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18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28.1%에 달했다. 정부는 2038년까지 이 비중을 10.1%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올해 초 제11차 전기본을 확정하며 석탄화력발전을 액화천연가스(LNG)발전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조를 이어 갈 경우 발전 단가가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석탄화력을 LNG로 대체하면 발전 단가는 현재 가격 기준으로 28%가량 오르게 된다.

LNG 대신에 원전, 재생에너지로 석탄화력을 대체하더라도 여러 난관이 있다. 204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40기를 폐쇄하면 약 20기가와트(GW)에 이르는 전력 공백을 메워야 한다. 석탄화력발전소의 평균 설비 용량을 500메가와트(㎿)로 잡아 계산한 결과다. 이는 1GW급 대형 원전 20기가 더 필요한 수준이다. 정부가 2038년까지 신규 원전 2기를 짓기로 했지만 석탄화력을 대체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마저도 용지 선정 등의 절차를 밟는 데 시간이 예상보다 더 소요되는 분위기다. 원전 1기를 짓는 데 보통 15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든 석탄화력발전을 원전으로 대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더라도 석탄화력발전량을 대체하려면 상당한 용지가 필요하다. 태양광이 1킬로와트(㎾)의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9.9㎡의 용지가 필요하다. 석탄화력발전소 40기의 용량(20GW)을 태양광으로 대체하려면 198㎢의 면적이 소요된다. 서울 면적의 약 33%, 여의도 면적의 68배에 달하는 땅을 태양광으로 덮어야 대체 가능한 수준이다. 용지 확보가 어려울 뿐 아니라 발전 단가도 높다. 풍력 등 다른 발전원도 확대되고 있지만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및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량은 갈수록 늘고 있다. 올해 8.2테라와트시(TWh)였던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38년 30TWh로 4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1GW급 원전 1기가 연간 생산 가능한 전력은 대략 10TWh에 해당된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지를 가정하지 않아도 데이터센터로 인한 신규 전력 수요를 충당하는 데만 원전 3기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의미다.

정부는 제12차 전기본에 새로운 탈석탄 로드맵을 담을 예정이다. 국제사회에 2040년 탈석탄 완성을 약속한 만큼 기존보다 더 강화된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공론화를 통해 결정하기로 한 나머지 석탄화력발전소 21기에 대한 처리 여부도 포함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석탄화력발전 폐지로 가는 흐름은 불가피하더라도 정부가 전력 확보를 위한 대안을 세밀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종일 KAIST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석탄화력을 대체할 만한 에너지원을 어떤 식으로 확보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며 "2040년까지 매년 원전을 2기씩 지어야 석탄화력에서 발생하는 전력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 없는 탈석탄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로드맵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심각한 전력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석탄화력 폐지로 인해 막대한 비용이 초래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탈석탄을 이행하겠다고 목표를 세운 유럽 국가들은 탈석탄에 큰 비용을 책정했다. 독일 정부는 2038년까지 400억유로(약 68조원)를 들여 석탄화력발전을 폐지하겠다고 2020년 밝혔다. 앞서 탈원전을 선택한 독일은 LNG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고, 이 과정에서 전기료 급등으로 큰 곤란을 겪었다.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독일이 석탄화력발전을 폐지하면서 수십조 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었는데, 한국은 2050년까지 쓸 수 있는 설비를 조기에 폐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상을 더 해줘야 한다"며 "공기업의 경우 정부가 알아서 설비를 감축·전환하라고 지시하고, 지원은 부족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유경 기자 / 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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