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바다거북 절반, 바닷새 3분의 1은 플라스틱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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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해양 생물 부검 기록 1만건 이상을 종합한 결과 바다거북 사체의 절반, 바닷새 사체의 3분의 1은 뱃속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해양 생물의 '플라스틱 섭취 치사량'이 기존 예측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며 해양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한 생물다양성 피해 예방이 촉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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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해양 생물 부검 기록 1만건 이상을 종합한 결과 바다거북 사체의 절반, 바닷새 사체의 3분의 1은 뱃속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해양 생물의 '플라스틱 섭취 치사량'이 기존 예측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며 해양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한 생물다양성 피해 예방이 촉구됐다.
에린 머피 미국 민간 환경단체 오션 컨저번시(Ocean Conservancy) 연구원팀은 다양한 유형의 플라스틱 섭취가 해양 생물의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하고 연구결과를 1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공개했다.
과학자들은 매년 1100만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유입된다고 추정한다. 해양 플라스틱 오염이 해양 생물의 생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확인됐지만 해양 생물들이 정확히 얼마만큼의 플라스틱을 섭취하면 생명을 위협받는지에 대한 연구는 미미했다.
연구팀은 바닷새, 바다거북, 돌고래를 포함한 해양 포유류 등 약 1300종의 해양 생물이 포함된 1만412건의 부검 결과를 조사했다. 생물의 장내 존재하는 플라스틱과 사망 가능성 사이의 관계를 모델로 만들고 종별로 섭취한 플라스틱의 종류에 따라 치사율을 계산했다.
몸길이 약 28cm의 바닷새인 코뿔바다오리(대서양퍼핀, 학명 Fratercula arctica)는 각설탕 1개 분량의 플라스틱만 섭취해도 사망률이 50%에 달했다. 각설탕 3개 분량으로 섭취가 늘면 사망률은 90%가 됐다.

몸길이 약 90cm의 바다거북은 야구공 반 개 분량의 플라스틱을 먹으면 사망률이 50%가 됐다. 야구공 2개 분량의 플라스틱을 섭취하면 사망률이 90%로 올라간다.
사망률은 플라스틱 종류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바닷새는 고무와 단단한 플라스틱에 더 치명적이었다. 완두콩보다 작은 합성 고무 조각 6개만으로 사망률은 90%로 높아졌다. 바다거북은 비닐봉지 같은 연질 플라스틱이 특히 치명적이고 해양 포유류는 어업 폐기물에 취약했다.
연구에서 분석된 해양 생물 21.5%가 플라스틱을 섭취했다. 바다거북 사례의 47%, 바닷새의 35%, 해양 포유류 12%가 사망 당시 소화기관에 플라스틱이 있었다.
머피 연구원은 "플라스틱 치사량은 종, 개체 크기, 섭취한 플라스틱 종류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지지만 전반적으로 기존 예측보다 훨씬 적은 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크기 5mm 이상 대형 플라스틱 섭취로 인한 영향만 분석됐다. 섭취가 아닌 어망 얽힘 사고, 미세플라스틱 영향 등을 더하면 해양 플라스틱 오염이 해양 생물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 광범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 공동저자인 니콜라스 말로스 오션 컨저번시 연구원은 "플라스틱 섭취는 해양 생물이 플라스틱 오염 위기로 위협받는 수많은 방식 중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오션 컨저번시의 과학 고문인 첼시 로크먼 캐나다 토론토대 생태진화생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정부 등 의사 결정자가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한 위험 임계점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근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 doi.org/10.1073/pnas.2415492122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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