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산분리 완화, ‘SK 공장 자금’ 길 터주나

정부가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통해 SK의 반도체 공장 설립과 운영을 용이하게 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오늘(18일) 정부 등에 따르면 관계 부처는 공정거래법상 증손회사 지분율 제한을 100%에서 50%로 완화하고, 지주회사도 공동출자법인 즉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포함해 금산분리 완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이 배경에는 SK가 최근 정부에 제출한 'SK하이닉스 희망 투자 모델'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안대로 규제가 완화된다면 SK하이닉스는 공장을 짓고 운영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계열사로 신설한 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짓고 있는 4기의 팹(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받겠다는 구상입니다. 여기에는 정부가 주도해 조성하는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에 SK가 참여하는 방안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 조달한 투자금으로 공장을 완공하면 SK하이닉스는 공장을 SPC로부터 리스, 즉 임대하는 형식으로 사용하다 장기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규제 완화를 이행할 방법으로는 '반도체 산업 재원 조달을 위한 특례법'을 제정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규제와 금산분리 규제를 배제하는 특례를 넣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됩니다.
관계 부처는 이 외에 지주회사 내 벤처회사(CVC)의 외부 자금 조달 한도를 현행 40%에서 50%로, 해외 투자 한도를 20%에서 30%로 늘려 제도를 완화하는 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함에 따라 공정위와 산업부, 금융위 등 관계 부처는 규제 완화안을 신중하게 고심 중입니다.
■ '반도체 특례'라고 쓴 사실상 'SK 특례법'
이 방향대로라면 제도 완화의 수혜를 가장 크게 입는 기업은 SK와 SK하이닉스입니다.
'반도체' 특례법을 통해 '손자회사' 관련 규정을 완화하는 것이 핵심인데, 두 가지 요건을 다 충족하는 기업은 SK하이닉스밖에 없습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또 다른 계열사, 즉 증손회사를 가질 요건은 까다롭습니다.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사들인 경우 등에만 가능합니다.
[연관 기사] “금산분리 완화한다”…혜택은 ‘SK 원포인트’?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389591
이런 규정에도 불구하고,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도 50%의 지분만으로 공동출자법인의 주식을 소유하고, 금융업을 할 수 있도록 풀어주자는 게 부처 논의 안입니다. 이걸 위해선 금산분리 규정과 지주회사 규정을 한 번에 완화해야 합니다.
안이 현실화한다면 SK는 그룹 내 다른 계열사 자금으로 짓고 있는 용인 반도체 공장을 대부분 외부 자금으로 지을 수 있게 됩니다.
또 완공된 공장을 SK하이닉스가 임대해서 쓰다, 장기간에 걸쳐 감가상각된 가격으로 순차적으로 사들이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어차피 SK하이닉스가 쓸 공장, 왜 하이닉스가 직접 돈을 빌려오지 않고 중간에 SPC를 두는 걸까요.
공사 대금을 조달하기 위해 SK하이닉스가 외부에서 지분 투자 등을 받는다면, SK하이닉스를 지배하는 SK스퀘어와 지주회사인 SK(주)의 하이닉스 지분율이 낮아질 위험이 있어 이를 피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금산분리는 경제 체제 근간…신중 접근 필요"
금산분리 완화 명분은 'AI 등 첨단산업에서 선도 기술'을 확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SK가 용인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건 무려 6년 전인 지난 2019년입니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정 기업에 효과가 집중될 수는 있다"면서도 "제도 완화가 본래 목적에 정말 충실한 것인지, 그 회사가 이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지가 검증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금산분리 규제 완화 논의가 더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도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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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기자 (dob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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