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이 앞당긴 제헌절의 공휴일 재지정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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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엔 '국제연합일'(10월 24일)이란 이름의 공휴일이 있었다.
2024년 7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제헌절의 공휴일 재지정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발의하며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대한민국 헌법의 제정과 공포의 의미를 기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17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제헌절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내용의 '공휴일에 관한 법률'(공휴일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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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엔 ‘국제연합일’(10월 24일)이란 이름의 공휴일이 있었다. ‘유엔절’이라고도 불렸다. 유엔 창설을 기리기 위한 기념일인데, 6·25 전쟁 당시 유엔군 참전 덕에 나라를 지킬 수 있었던 한국 정부가 유엔을 중시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다. 하나 1960년대를 거치며 아시아·아프리카에 출현한 신생 독립국들이 대거 회원국으로 가입하며 유엔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겉으론 ‘비동맹’ 노선을 표방하면서도 정서적으로는 공산주의와 더 가까운 이 신흥국들은 대체로 북한 편을 들었다. 급기야 1970년대 중반 북한이 유엔 산하 국제기구에 정식으로 가입하는 기막힌 일까지 벌어졌다. 배신감을 느낀 한국 정부는 1976년 국제연합일을 공휴일에서 빼 버렸다.

1991년 이후 국어학자 등 학계와 문화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글날을 공휴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봇물을 이뤘다. 2000년대 들어 한류가 확산하고 ‘한글이 세계 최고의 우수한 문자’란 인식이 널리 퍼지며 정권도 마음을 돌렸다.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3년 한글날은 22년 만에 공휴일 지위를 되찾았다. 당시 이를 관철시킨 문화체육관광부 간부들이 “우리가 바로 21세기의 세종대왕”이란 자부심 섞인 농담을 주고받던 것이 떠오른다. 비슷한 맥락에서 공휴일로서 제헌절 부활을 촉구하는 목소리 또한 커졌다. 2024년 7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제헌절의 공휴일 재지정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발의하며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대한민국 헌법의 제정과 공포의 의미를 기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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