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능력자’ 김예지…일 잘해서 박수 받을 때 드러난 진짜 품위

송경화 기자 2025. 11. 1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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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가 뭔데?” 국힘 박민영이 쏘아올린 ‘김예지의 재발견’
김예지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박민영 국민의힘 미디어 대변인이 같은 당 김예지 의원을 겨냥해 “장애인을 (비례대표에) 너무 많이 할당해서 문제” “비례 한 번 받았으면 포기해야지 뭔데 지가 두 번을 받냐?” “눈 불편한 거 빼고는 기득권” 등의 막말을 쏟아내 논란이 된 가운데, 김 의원이 묵묵히 일궈온 입법 성과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회 의정대상’ 5년 입법성과 어땠나

2020년 21대 국회가 개원하며 김 의원이 처음 국회의사당에 등장하자마자 안내견 ‘조이’가 화제가 됐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임에도, 개가 국회 본회의장에 출입할 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인 것이다. 이에 김 의원은‘조이법’을 발의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안내견의 출입을 거부해선 안 된다는 내용 등을 포함한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이다. 이 법은 22대 국회 때인 지난해 9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 과정에서 안내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환기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 6월18일 국회 본관 정문 출입문에 앞에서 열린 ‘안내견, 대한민국 어디든 환영합니다’ 공공 캠페인에서 김예지 의원과 안내견 조이 등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는 다른 변화도 추진 중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9월 김 의원을 비롯한 장애인 의원들을 초대해 간담회를 진행한 결과 여러 개선사항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김 의원이 지적한 카페 배리어프리(장애인 등을 제약하는 물리적, 제도적 장벽을 허무는 것) 키오스크 도입, 인도 유도블록 설치 등 제안 사항들을 적극 검토한다”며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컨설팅을 마무리하고 국회사무처와 공식적인 엠오유(MOU) 체결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5회 대한민국 국회 의정대상 시상식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으로부터 우수입법의원 의정대상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입법 성과도 두드러진다. 김 의원이 주도한‘장애인 지역사회 자립 및 주거전환 지원에 관한 법 제정안’이 올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게 대표적이다. 재가 장애인과 거주시설 장애인 모두 지역사회에서 자립적으로 살 수 있도록 주거 전환을 지원하고 자립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법이다.

또 예술인 자녀 돌봄 지원을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사업에 추가시키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예술인 자녀 돌봄에 필요한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의무 규정을 신설한 ‘예술인복지법 일부개정안’도 김 의원 주도로 올해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 의원은 지난 6월 국회가 300명의 의원 가운데 24명에게 수여하는 ‘대한민국 국회 의정대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한국유권자총연맹 국정감사 최우수 국회의원 대상도 받았다.

지난해 1월4일 ‘(어항)을 깨고 바다로 간다\'라는 제목의 책을 펴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표발의 법안 통과율, 국힘 의원 중 7위

앞서 21대 국회 때는 공공기관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목표를 기존 1%에서 2%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해,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다. 시각장애인용 선거공보에 관한 사항을 보완해 참정권과 정보접근권을 확대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안전상비의약품에 대한 장애인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도록 의무화한 약사법 개정안 등도 김 의원이 앞장서 통과시켰다. 점자 교육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교원을 양성하는 데 국가가 지원하게 하는 점자법 개정안도 있다.

2022년 법률소비자연맹이 발표한 ‘대표발의 법안 국회 통과율’ 순위에서 김 의원은 국민의힘 전체 109명 가운데 7위, 비례대표 22명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김예지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여야 의원들 박수에도 들뜸 없는 모습

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안들이 많은데, 대부분 언론의 주목을 크게 받진 못했다. 김 의원은 2023년 6월14일 대정부질문에서 ‘장애인 학대범죄 처벌 강화’ 등을 촉구하는 발언을 한 뒤 여야 의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는 등 화제가 되자,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김 의원은 당시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제 의정활동이 늘 (장애인 관련 입법과 정책을 다루는 등) 그랬다. 그래서 주목받지 못했던 거고, 주목을 안 해 줬다”며 “(대정부질문을 한) 어제도 사실 주목받을 거라는 생각을 전혀 안 했다. 3년 내내 해온 걸 했을 뿐인데, 관심을 가져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의정보고서도 특별하다. 2023년 최초로 ‘배리어프리 의정보고서’를 발간한 뒤 여러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점자 의정보고서를 함께 제공하거나, 발달장애인이 읽기 쉽게 제작한 ‘이지 리드’(Easy-Read) 형태의 보고서도 낸다. 소리를 통해 정보에 접근하는 이들을 위해 큐알(QR)코드를 삽입하기도 하고, 의정보고 영상에는 음성 해설과 수어 통역 등을 추가하고 있다.

지난 8월11일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로 참고인 조사를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7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1차 표결 때 찬성표를 던진 뒤 극우의 공격 대상이 됐다. 그럼에도 지난 8월 내란 특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지난해 12월4일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방해가 있었는지 여부를 증언했다. 추 전 원내대표에 대해선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현재 22대 국회 300명 의원 가운데 장애인 비례대표는 3명으로 1% 수준이다. 지난 4월18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도 등록 장애인 현황 통계를 보면, 주민등록 인구 대비 등록 장애인의 비율은 5.1%였다.

“혐오 아닌 존중을 위해, 제가 할 일 계속할 것”

2023년 10월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김 의원은 박 대변인의 발언이 알려진 뒤인 17일 페이스북에 “입법은 특정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가 놓치고 있는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당사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담아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하지만 허위 정보와 악의적 왜곡이 퍼지면, 가장 보호받아야 할 분들의 뜻이 정치적 소음 속에 가려지고, 필요한 제도가 제때 마련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어 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박 대변인을 고소했다고 밝히며 “혐오가 아닌 존중을, 배제가 아닌 대표성과 정체성을, 낙인찍기가 아닌 다름에 대한 인정을 정치의 기본값으로 만들기 위해 제가 해야 할 일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023년 6월14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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