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실손 도입 초읽기... 이찬진 "비급여 보장 대폭 손본다"
"계약자 9%가 실손보험금 80%를 수령"

5세대 실손보험 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비중증·비급여 치료의 자기부담률을 높이고 과잉의료 우려가 큰 비급여는 보장에서 제외하겠다"며 감독 강화를 통한 연착륙을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은 18일 실손보험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금감원이 추진 중인 금융소비자 보호 중심 감독 전환의 일환으로 △과잉의료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누수 △보험금 지급 분쟁 증가 등 부작용이 계속되고 있는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이 원장은 "도덕적 해이, 과잉진료 등 비급여 버블을 폭증시키는 실손의 구조적 문제인 제3자 리스크가 심화됐다"며 "보험회사는 적자 지속, 소비자는 보험료 인상으로 인한 부담 가중, 필수의료 기피현상 등 부작용이 크다"고 비판했다.
실제 실손보험은 보험금 증가와 만성 적자로 다양한 문제를 낳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금은 15조2,000억 원 규모로 2018년 8조4,000억 원 대비 81% 증가했다. 보험료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40대 남성의 2세대 실손 월 보험료는 2013년 1만1,000원에서 올해 4만5,000원으로 4배 넘게 상승했다.
특정 비급여 쏠림도 지속돼 전체 보험금 중 비급여 주사료·근골격계 질환 등에 지급된 보험금 비중은 36%까지 치솟았다. 보험사와 계약자 간 분쟁도 연평균 7,500건에 이른다. 전현욱 금감원 보험계리상품감독국 팀장은 "계약자 9%가 실손보험금의 약 80%를 수령하고 있다"며 "정작 계약자의 65%는 보험금 수령 없이 보험료만 납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내년 5세대 실손 도입과 함께 향후 △공·사보험 연계 강화 △기획조사 강화 등 보험금 지급관행 개선 등을 통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5세대 실손은 비중증·비급여 치료의 자기부담률을 현행 30%에서 50%로 상향하고 도수치료·비급여 주사 등은 보장에서 제외된다. 금감원은 내년부터 10년간 3,000만 건의 5세대 실손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신규계약 1,000만 건, 재가입 주기(15년)가 경과한 전환계약 2,000만 건 등이다.
김소연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이 분리 운영돼 중복지급 등의 문제로 재정 누수가 누적돼왔다"며 "공·사보험 정보 연계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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