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몰랑, 그냥 다 하이브 탓' 민희진, 삼척동자도 웃을 갈라치기 [김지현의 게슈탈트]

*편집자주 : ‘게슈탈트’는 현상을 부분이 아닌 전체적 구조와 맥락으로 파악하는 관점입니다. 이 코너는 연결된 흐름 속에서 큰 그림을 읽어내는 데 초점을 둡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소속사 어도어 복귀를 선언한 뉴진스를 두고 불거진 이른바 ‘2:3 분열’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복귀 선언이 해인·혜린과 민지·하니·다니엘로 나뉘게 된 과정이 무엇인지가 쟁점이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대신 전달했다. 노 변호사는 “민희진 전 대표가 어도어가 3대2 구조로 멤버를 나누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며 일부만 받는 이유를 궁금해 한다"고 전하며 그가 '아이들이 이용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뉴진스의 분열은, 민희진 전 대표의 말대로 온전히 어도어가 의도한 것이며 이들의 책임일까.
지난 10월 30일 나온 1심 판결문(어도어와 뉴진스의 전속계약 유효 확인의 소)는 전혀 다른 사실 관계를 제시한다. 분열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살피는 가장 적합한 근거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 본 1심 재판부의 선고에 있다. 법원은 분열의 실질적 발단이 회사가 아니라 민희진 전 대표에 있다고 명시했다.
재판부는 뉴진스 측이 제시한 주장을 모두 배척했다. 민희진 전 대표가 독단적으로 행동해 갈등을 야기했다고 봤다. 특히 뉴진스를 하이브로부터 분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 일부 멤버 부모들과 접촉해 여론전을 준비한 정황, 외부 투자자까지 물색하며 어도어 인수를 시도한 정황을 인정했다. 이는 내부 균열이 자연발생적이었다기보다 의도된 조치에 가까웠다는 의미다.

뉴진스와 어도어, 두 주체의 다툼인데 민희진 전 대표에 대한 언급이 8할이다. '분열'이라는 비극의 씨앗을 누가 심었는지 판결문이 말해준다. 갈등의 구조적 책임도 적시돼 있다. 민희진 전 대표의 독립 구상 과정이 갈등의 근본 배경이었으며, 이로 인해 일부 멤버 부모들이 갈등 중심에 서게 됐다고 봤다. 뉴진스 내부 균열의 근본 원인이 회사가 아니라 민희진 전 대표에게 있다는 점을 법원이 확인해 준 셈이다.
재판부 판결 무시하는 민희진 전 대표의 '그래도 네 탓'
삼진스 복귀 공식화 늦어지는 까닭 민희진 두고 이견 가능성
이 가운데 나온 민희진 전 대표의 '다 모르겠고, 모든 게 하이브 탓' 레파토리는, 고리타분하다. 어도어가 계약을 위반했다는 그와 뉴진스의 주장들은 재판부가 배척했으니 구구절절 더 이상의 설명은 차치하자. 뉴진스가 복귀를 선언하는 과정에서 왜 완전체로 뜻을 모으지 못했는지, 왜 어도어는 민지·하니·다니엘의 복귀를 공식화하지 못하는 지 살펴봐야 한다.
어도어가 공식 확인을 자제하는 관계로, 추정일 뿐이지만 업계는 어도어가 삼진스의 복귀 선언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배경에 민희진 전 대표가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세 멤버가 민희진 전 대표와 관련한 주장들을 꺾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민지·하니·다니엘, 삼진스는 해인·혜린이 항소 제기 시한일 하루 전인 12일 오후 5시께 어도어를 통해 복귀를 공식화하자 세 시간 후인 당일 오후 8시께 급히 법률대리인을 통해 복귀 의사를 전달했다. 삼진스의 복귀에 대한 어도어의 공식 답변은 현재까지도 "(삼진스의) 진의를 확인 중"이 전부다. '진위'가 아닌 '진의'다. 이들이 재판부의 판결에 진정 수긍한 것인지 알아보는 단계가 필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본지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어도어는 12일 해인·혜린이 복귀를 공식화하기 전에는 삼진스와 별도의 대화 시간을 갖지 못한 것으로 확인된다. 삼진스의 복귀 통보와 공식화가 불과 몇 시간 사이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1심 재판부는 뉴진스 측이 제시한 11개 등의 근거를 단 한 개도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는 항소를 제기해도 멤버들이 불리한 싸움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았음을 시사한다.
민지·하니·다니엘의 급작스런 복귀 선언은 두 멤버의 이탈로 법적 책임이 분산, 가중되자 향후 제기될 가능성이 높은 법적 리스크(계약 위반 및 위약금 소송 등)를 피하기 위한 조치였을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복귀를 선언하면 어도어가 세 멤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삼진스, 항소 포기했다면 어도어 대화 임해야
남은 의문은 다섯 멤버의 복귀를 기다리던 어도어가 왜 삼진스의 복귀는 공식화하지 않느냐다. 여전히, 이견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민지·하니·다니엘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발표한 복귀 입장문에서 엿볼 수 있다. 세 멤버는 복귀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1심 재판부의 판결문을 존중한다는 뜻은 전달하지 않았다. 1심 판결의 핵심은 민희진이다. 어도어가 뉴진스를 운영하는데 있어 민희진 전 대표가 반드시 필요한 인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어도어의 길어지는 침묵은 세 멤버가 민희진 전 대표로부터 분리되거나 독립하지 못했음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현 시점까지 민지·하니·다니엘이 민희진 전 대표의 (어도어) 대표직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면 이들의 싸움은 원점으로 돌아간다. 삼진스가 민희진 전 대표의 프로듀서 전담을 원한다고 해도 어도어는 난감하다. 이사직은 물론 뉴진스 전담 프로듀서직까지. 어도어의 공개 제안을 거절한 건 다름 아닌 민희진 전 대표 본인이다.
삼진스는 진정 어도어와의 대화에 임할 준비가 된 것일까. 뉴진스 다섯 멤버는 지난해 어도어에 계약 해지와 관련한 내용증명을 통보하고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기 전까지 어도어가 요청한 대화에 단 한번도 응한 바 없다. 게다가 하니는 남극에서 아직 귀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니, 이들이 협상 테이블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이견을 봉합하고 뜻을 모으는 데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뉴진스와 민희진, 하이브와 어도어의 다툼은 강자와 약자의 싸움이 아니다. 불합리한 조항이 포함됐거나 막중한 귀책 사유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상호 협의로 작성된 계약서의 법적 효력은 쉽게 깨져서는 안된다는 기본을 증명하는 상식과 관련된 싸움이다. 계약의 파기가 한 측의 일방적인 통보로 가능해진다면 이는 K-팝 시장을 넘어, 모든 시장 관계를 뒤흔드는 생태계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
'어도어가 멤버들을 나누는 듯 하다'는 민희진 전 대표의 발언은 또 다시 시작된 '갈라치기' 수법에 불과하다. 딸들이 행복해질 바란다고 선언하며 자신은 언제든지 새출발 할 수 있다고 언급한 마당에 이러한 말은 '개입'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생명인 걸그룹 시장에서 뉴진스 다섯 멤버는 민희진 전 대표가 일으킨 전쟁으로 수명을 소모시켰다.
여론의 상당 부분이 뉴진스의 반대 편으로 돌아섰다. 더 늦어지기 전에 멤버들은 '오직 민희진만이 뉴진스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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