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가입자 9%가 보험금 80% 독식

박성준 2025. 11. 1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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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 토론회
도수치료·백내장 등이 분쟁 절반
공·사보험 정보연계 해결책 제시
실손보험 시장에서 상위 9% 계약자가 전체 보험금의 80%를 가져가는 극심한 왜곡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과 국회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공·사보험 정보연계 강화 등 구조적 개선 방안이 제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실손보험을 중심으로 한 의료·보험시장의 왜곡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보험 가입자와 비가입자 간 진료비 격차는 4배 벌어지고, 실손 가입자 중에서도 상위 9%의 계약자가 전체 보험금의 80%를 타갔다. 보험금 중복지급과 과잉 비급여 진료로 보험 누수가 심화하면서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공·사보험 간 정보연계 강화, 비급여 관리체계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금융감독원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원 대회의실에서 국회 박찬대·김남근·김재섭 의원과 공동으로 ‘과잉의료·분쟁 예방을 위한 실손보험 개선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소비자보호 체계를 강화하고 소비자보호 중심의 금융 감독 전환을 위해 지난 13일 금융투자상품 관련 토론회에 이은 두 번째 행사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실손보험 분쟁 현황 진단부터 공·사보험 연계 강화, 감독 개선방안까지 종합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실손보험이 도덕적 해이, 과잉진료 등 구조적 문제와 비급여 거품을 양산하는 일부 의료기관의 ‘제3자 리스크’가 심화하면서 전반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서 “민간에서는 보험회사와 소비자 간 분쟁을 유발하고, 공영보험에선 건강보험 재정 누수, 수익성이 떨어지는 필수의료에 대한 기피현상 등 수많은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도 “지금의 실손보험 시장은 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갈등, 비급여 진료의 불명확성, 정보 비대칭, 불투명한 심사기준 등 반복되는 문제로 제도 전반의 신뢰를 흔들고 있다”며 “표준화된 심사·상담 체계 마련, 보험계약자 보호 장치 강화 등 사후 대응 중심의 분쟁 처리에서 벗어나 사전 예방 중심의 관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금감원은 ‘실손보험 분쟁 현황과 문제점’ 주제 발표를 통해 최근 3년 평균 연간 7500건 이상의 분쟁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 53%가 도수치료·백내장·무릎주사 등 3대 실손 분쟁이 차지했다고 전했다. 주요 분쟁 발생 원인으로는 보험이 원칙적으로 ‘우연한 사고’만 보상해야 하는데 실손보험은 도수치료 같은 예측 가능한 치료까지 포괄적으로 보장해 해석을 놓고 다툼이 많다는 점을 꼽았다.

실손보험의 악순환 구조. [금융감독원 제공]

특히 비급여 진료 비용의 가격 편차 심화, 의료계·브로커·소비자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해 보험시장과 의료시장을 동시에 왜곡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 상위 9%의 계약자가 80% 보험금을 타가는 것은 물론, 계약자의 65%는 별다른 보험금 수령 없이 보험료만 납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백내장 검사비용의 경우 의료기관별로 크게는 수십배 차이가 벌어지고, 실손보험 가입자의 87.9%가 병원에서 “실손보험 보장 가능 여부를 질문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김소연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사보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상호 연계방안’ 발표를 통해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적·제도적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국민건강보험 등 공보험과 실손보험 등 사보험 제도가 분리 운영되면서 보험금 중복지급, 과잉 비급여 등이 발생해 공·사보험 재정 누수가 누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건강보험법·보험업법 등에 공·사보험 정보연계 법적 근거 마련 ▷관계 부처 간 공동 실태조사 실시 ▷신용정보원 시스템 활용 등 정보연계 인프라 구축을 제안했다. 특히 비급여 관리 체계 개선 방안으로 비급여 정보 안내 강화라든지 비급여 보험금 청구 데이터 공공 분석 기반 마련, 표준화된 비급여 적정성 검토 기준 수립 등을 제시했다.

전현욱 금감원 보험상품제도팀장은 감독 개선방안으로 ▷주요 비급여 등 분쟁 빈발 사례 안내 ▷사전상담 창구 마련 등 보상 안내 강화를 제시했다. 또한 ▷중증·보편적 의료비 보장 중심으로 상품구조 전환 ▷의료자문 제도 개선 및 보험사기 조사 강화 등을 제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날 토론회에서 제시된 현장 의견과 정책제언을 국회·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감독업무에 반영하고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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