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입증하려다 ‘페달 오인’ 입증…안전장치 늑장 [뉴스in뉴스]

박대기 2025. 11. 18.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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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이 귀중한 생명을 잃고 19명이 다친 부천제일시장 차량 돌진 사고,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던졌는데요.

우리나라에서 하도 급발진이 논란이 되니까, 최근에는 사고가 났을 때 급발진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페달 블랙박스를 다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우리 사회가 고령화될수록 페달 오인사고나 페달 오인인데 급발진으로 느끼는 사고가 더 많아질 것입니다.

우리보다 일찍 고령화 문제를 겪은 일본에서도 페달 오인 사고가 많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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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두 명이 귀중한 생명을 잃고 19명이 다친 부천제일시장 차량 돌진 사고,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던졌는데요.

특히 이번에 다시 한 번 논란이 된 급발진 문제에 대해서 박대기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박 기자, 지난 목요일이죠?

사건 개요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기자]

60대 운전자가 시장 안의 통로에서 화물차 운전하다 벌어진 사고인데요. 목격자의 말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이영미/목격자/지난 13일 : "처음에 굉장히 굉음 소리가 났어. 난 어디가 폭발한 줄 알았어. 나오는 순간 차가 그냥 번개처럼 지나가더라고."]

[김경미/시장 상인/지난 13일 : "그분도 막 소리를 지르면서 오시더라고. '서고 싶은데 이게 안 눌려' 브레이크가 안 잡히니까 막 소리 지르는 비명 소리가 나면서…"]

시장 골목에 화물차가 비상 깜빡이를 켜고 서 있습니다.

차량이 천천히 후진하나 싶더니, 갑자기 속도를 높여 쌓인 물건을 들이받으며 달립니다.

사고 직후 운전자는 차량이 급발진했고,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듣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앵커]

급발진했다, 이게 결국 사실이 아닌 걸로 밝혀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운전자는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 엑셀을 잘못 밟았다고 인정을 했는데요.

운전자가 스스로 운전석 아래 단 페달 블랙박스가 진상을 규명하는데 결정적이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블랙박스를 보면 운전자가 엑셀 위에 발을 두고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하도 급발진이 논란이 되니까, 최근에는 사고가 났을 때 급발진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페달 블랙박스를 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처럼 그 블랙박스가 결국 운전자의 페달 오인을 입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찾아본 바로는 국내에서 페달 블랙박스로 급발진 사실이 입증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앵커]

실제로 사고 상황에서 페달 블랙박스가 촬영된 경우는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한 산길에서 벌어진 사고인데요.

[한문철TV/지난해 7월 : "어! 어! 어! 왜 이래? 왜 이래? 왜 이래?"]

산길을 달리던 60대 운전자, 차가 갑자기 가속하며 뒤집혔는데요.

운전자는 처음엔 급발진으로 믿었습니다.

하지만 블랙박스 영상은 달랐죠.

브레이크로 발을 옮겼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계속 가속 페달을 세게 밟았던 것입니다.

브레이크를 밟는다고 믿었기에 가속 페달을 더 깊이 밟아서 급발진처럼 보인 겁니다.

[앵커]

사고가 나면 운전자들이 당국에 급발진 조사를 의뢰하는 경우도 있죠?

결과는 어땠나요?

[기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20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감정한 급발진 의심 사고는 364건인데요.

이 가운데 88%는 가속 페달을 잘못 밟은 '페달 오조작'으로 드러났습니다.

나머지 12%는 차량이 심하게 파손돼 원인을 알 수 없었고, 급발진이 인정된 사례는 국과수에서는 아직 한 건도 없었습니다.

[앵커]

그렇다고 급발진 사고가 전혀 없다는 게 증명된 건 아니죠?

[기자]

물론 그렇습니다만, 상당수 사고에서 실제로는 엑셀을 밟으면서도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더 깊이 밟으면 급발진처럼 차가 튀어나갈 것입니다.

이게 급발진 현상이라고 믿으니까 자신이 잘못 밟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으니까 더 깊이 밟아서 사고가 커지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급발진처럼 느껴지는 이상한 경우 어떻게 대처하는게 좋을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주행 중 차에 이상이 느껴지면 우선 페달에서 발을 완전히 떼고 가능하면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를 작동해 차를 멈추라고 조언합니다.

페달을 잘못 밟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일단 발을 떼라는 것입니다.

[앵커]

사람이 이렇게 노력하는 거 말고 구조적인 해결책은 없을까요?

[기자]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가 있습니다.

그림으로 한 번 보시죠.

천천히 움직이는 차의 가속페달을 갑자기 세게 밟으니 경고음이 울리죠?

차가 서있거나 천천히 움직일때 갑자기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가 멈추는 장치입니다.

페달 오조작 사고의 40%는 60세 이상에게 발생합니다.

즉 우리 사회가 고령화될수록 페달 오인사고나 페달 오인인데 급발진으로 느끼는 사고가 더 많아질 것입니다.

우리보다 일찍 고령화 문제를 겪은 일본에서도 페달 오인 사고가 많았는데요.

일본에서는 보조금도 주고 단계적으로 의무화도 추진해서 지금 신차는 90%가 이 장치를 달고 나옵니다.

관련 사고도 절반 이상 줄었다는 보고가 많습니다.

[앵커]

우리도 저런 장치를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요?

[기자]

우리도 법으로 의무화는 시켰는데 문제는 2029년에야 도입이 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약 3년간은 그냥 보고 있어야 한다는 건데요.

사람의 생명이 달린 문제인데 의무화까지 너무 시간이 깁니다.

일본은 법적 의무화 이전에도 보조금이나 자동차 업체의 자발적 노력으로 이 장치를 달았는데 우리나라는 일부 전기차 차종에만 페달 오인 방지 장치가 달려있습니다.

정부와 현대기아차가 생명을 위한 조치를 하기를 바랍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대기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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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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