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출신 작가 문유석 "일과 삶의 균형, 치열하게 살때 찾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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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 작가 생활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5년 동안은 솔직히 판사로 일할 때만큼 행복하지는 못했다. 분명히 수입도 늘었고 여가도 늘었지만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은 내가 작가의 일에서 보람과 행복을 느낄 만큼 역량 있는 작가가 못 되었기 때문이다."
책 초반부에 첫 번째 삶을 길게 회고한 작가는 그 이유를 "두 삶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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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판사' 이어 내달 방영 '프로보노' 집필…"인생엔 정답도 오답도 없어"
![[문학동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8/yonhap/20251118121051422aglh.jpg)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전업 작가 생활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5년 동안은 솔직히 판사로 일할 때만큼 행복하지는 못했다. 분명히 수입도 늘었고 여가도 늘었지만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은 내가 작가의 일에서 보람과 행복을 느낄 만큼 역량 있는 작가가 못 되었기 때문이다."
법복을 벗어 던지고 과거부터 꿈꿔왔던 전업 작가의 길을 걷게 된 문유석(56)은 행복할까. 작가는 최근 펴낸 에세이 '나로 살 결심'(문학동네)에서 그렇지 않다고 고백한다.
그는 숨 가쁘게 일하던 판사 시절 1년 내내 여행 계획을 세우고 휴가를 손꼽아 기다렸다고 회고한다. 그때만 해도 '일에 치여 살지만 않는다면 훨씬 여유롭게 삶을 즐기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작가는 실제로 바쁜 공직에서 물러나 프리랜서의 몸이 되어 세계 곳곳으로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났으나 예전만큼 여행이 즐겁지 않았고 자꾸 심드렁한 기분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경험을 통해 작가는 여행과 휴식이 즐겁고 달콤했던 것은 일과 일 사이의 재충전이었기 때문일 뿐, 그렇지 않으면 똑같은 일상일 뿐이었음을 깨닫는다.
"이제는 안다. 재테크도 여행도 행복을 담보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일과 삶의 균형이란 일도 치열하게, 삶도 치열하게 살아낼 때 찾아온다는 것을."(본문에서)
![문유석 작가가 각본을 쓴 드라마들 왼쪽부터 JTBC '미스 함무라비', tvN '악마판사'와 '프로보노'. [JTBC·tv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8/yonhap/20251118121051618uiht.jpg)
'나로 살 결심'은 작가가 공직에서 물러나 드라마 작가가 된 이후 느낀 소회를 담은 책이다.
작가는 판사로 일하면서 틈틈이 소설 '미스 함무라비'를 연재했고, 이 소설은 2016년 단행본으로 출간된 데 이어 2018년 드라마로 방영됐다. 그는 2020년 판사직을 내려놓은 뒤 전업 작가가 돼 2021년 방송된 '악마판사', 다음 달 방영을 앞둔 '프로보노' 등 드라마의 각본을 썼다.
1부 '첫 번째 삶과의 작별'은 작가가 판사로 임관한 지 23년 만에 사임하면서 느낀 점을 기록했다. 소수의 엘리트 판사만 발령받는 법원행정처에서 일하면서 겪은 경직되고 수직적인 분위기, 자신이 부속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무력감 등이 담겼다.
작가는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법원행정처가 대법원 정책에 비판적인 국제인권법연구회를 축소하기 위해 작가를 이 연구회 '어용 회장'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문건이 발견됐고, 이에 충격을 받아 결국 법복을 벗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책 초반부에 첫 번째 삶을 길게 회고한 작가는 그 이유를 "두 삶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작가로서 내가 써온, 그리고 앞으로 쓸 글들의 씨앗은 대부분 첫 번째 삶 안에 있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또 프리랜서로서 출퇴근도 없이 늘 다음 드라마 각본과 다음 책에 관한 구상에 골몰하며 지내는 삶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 털어놓았다. 특유의 소탈한 유머로 직업적인 고충을 풀어냈다.
낯선 사람과 처음 인사하게 될 때 본의 아니게 자신이 각본을 쓴 드라마 제목을 하나씩 들려줬던 기억, 미국 주식에 큰돈을 투자했다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락해 손절했더니 주가가 거짓말처럼 회복해 속이 쓰렸던 일 등 현실적인 이야기가 담겼다.
비록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됐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외면할 수는 없다. 이를 몸으로 직접 부딪치며 경험한 작가는 "이 책은 결코 꿈을 좇아 희망찬 새로운 삶으로 떠나라고 권하는 장밋빛 내용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새로운 삶을 시작한 이후 불안에 시달리기도 했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그렇다고 결코 과거의 삶으로 돌아갈 생각도 없고, 후회하지도 않는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 나름의 힘든 점이 있을 뿐 인생에는 정답도 오답도 없다."
244쪽.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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