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형’ 이진관, ‘심판형’ 지귀연…내란재판 ‘관건은 속도’

박지영 2025. 11. 1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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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생중계로 판사 스타일 부각
李, 증인에 엄격·질문 집요 ‘돌직구’
池, 개입 최소화…양측 의견 존중
“기한내 재판 종료도 법관의 능력”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3부 이진관(왼쪽) 부장판사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부 지귀연 부장판사 [뉴시스]

내란 혐의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들의 재판이 중계되면서 각 재판을 담당하는 재판장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부의 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만 부각돼 왔다.

이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 방해 사건 등 여러 재판을 담당하는 각각의 판사들의 영상이 유튜브에서 공유되고 시민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특히 한 전 총리의 재판을 심리 중인 이진관 부장판사는 ‘돌직구 판사’, ‘사이다 판사’로 불린다.

법조계에서는 재판 진행은 개별 법관들의 ‘스타일’ 차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불필요한 논란이 불거지지 않도록 빠른 진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돌직구 이진관, 증인 尹 불출석에 과태료·구인영장까지=내란 재판 중계 이후 가장 주목받은 법관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3부의 재판장인 이진관 부장판사(사법연수원 32기)다. 이 부장판사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재판을 심리하고 있다.

이 부장판사는 ‘플레이어형’ 판사다.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증인에게 여러 질문을 꼼꼼하게 하면서 핵심 쟁점에 대한 답변을 직접 듣고 있다. 이 부장판사는 한 전 총리의 첫 번째 공판기일부터 화제가 됐다. 이 부장판사는 한 전 총리에게 “진술거부권이 있다”면서도 12·3 비상계엄의 합헌성에 대한 판단, 비상계엄 당시 국무총리로서 지시한 사항 등에 대해 직설적으로 물었다. 한 전 총리가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으면 “제가 물어본 것은 그게 아니다”라며 재차 되묻기도 했다.

이 전 부장판사는 증인에게도 엄격한 모습을 보인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물론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도 과태료 500만원과 구인영장을 부과했다. 한 전 총리 사건의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과 2명의 장관 모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이 부장판사는 “정당한 사유 없는 출석 거부”라고 판단했다.

이 부장판사는 한 전 총리 재판에 출석한 증인들이 검사와 변호인으로부터 신문을 받는 중간중간 끼어들어 집요하게 질문하기도 한다. 기억과 추론을 구분해서 증언할 것을 요구하면서 ‘위증’ 위험을 콕 집어 경고하기도 하고, 여러 차례 질답을 통해 증인의 기억 내용을 구체화했다.

▶‘심판형’ 중시하는 지귀연=반면 지귀연 부장판사(사법연수원 31기)는 ‘심판형’ 판사다. 재판에 개입하는 것을 최대한 삼가고 검사와 변호인 측 모두에게 동등한 발언 기회를 주는 것을 중요시한다. 검사와 변호인이 증인 신문을 하고 있을 때 신문을 끊고 직접 물어보는 경우도 드물다.

대신 재판 절차에 대해 양측이 공방할 때는 중재한다. 지 부장판사는 내란 재판 중 “방금 하신 말씀은 녹취서에 기재해두겠다”는 말을 자주 한다. 검사와 변호인들이 상대방의 증인 신문 방식이나 절차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 재판장으로서 곧바로 판단을 내리기보다, 양측의 의견을 기재해 두고 향후 심리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입증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는 것이 형사 재판의 대원칙이다. 검사가 증인 신문에서 유효한 대답을 못 끌어내더라도 이는 검사의 책임”이라며 “판사의 역할은 수사·재판 ‘절차’가 적법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고 검사가 보여준 증거 안에서 유무죄를 따지는 것이라 생각하는 판사도 많다”고 했다.

형사 재판은 검사와 변호인이 벌이는 일종의 ‘경기’로, 판사는 재판이 정해진 규칙 안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소한의 개입만 하는 ‘심판’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이 때문에 일각으로부터 변호인들에게 ‘지나치게 끌려다닌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내란 재판 1심 선고가 늦어지는 것이 지 부장판사가 변호인들의 무리한 주장과 요구를 다 들어주기 때문이라는 것.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재판을 기한 내에 끝내는 것도 법관에게 요구되는 능력”이라며 “재판이 길어지면 불필요한 논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적절하게 소송 지휘를 할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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