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돈도 없고 가족도 없는데”…현금 잔치·대가족 자랑 대회 된 아파트 청약 [논설실 Pick]

이은아 기자(lea@mk.co.kr) 2025. 11. 1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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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부동산 시장은 로또 청약으로 떠들썩했다.

투기를 막겠다며 도입한 분양가 상한제가 '로또 청약'으로 변질되면서, 주거 사다리를 제공해야 할 청약제도가 불평등을 고착시키고 있는 셈이다.

역시 지난해 서울 강남 3구에서 청약을 진행한 메이플자이·래미안원펜타스·래미안레벤투스·디에이치방배 등 4개 단지의 평균 당첨 가점은 73.1점, 최저 가점 평균은 71.9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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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9월 기준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 포함) 가입자 수는 2천634만9934명으로, 올해 들어 최소치를 경신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중은행에 부착돼 있는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지난주 부동산 시장은 로또 청약으로 떠들썩했다. 서울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이야기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주변시세에 비해 20억~30억원가량 낮게 분양가가 책정돼, 일찌감치 흥행을 예고했던 단지다.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나 7만8000여 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1순위 평균 경쟁률은 237.5대 1, 최고 경쟁률은 531.4대 1(84㎡B형)을 기록했다.

문제는 현금부자만의 리그가 됐다는 점이다. 이 아파트 전용 84㎡ 분양가는 26억3700만∼27억4900만원이다. 10·15 대책으로 25억원 초과 아파트는 최대 2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니 현금만 20억원 넘게 필요하다. 입주 예정일도 내년 8월인 후분양 단지라서 10개월 안에 자금을 동원해야 한다. 현금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에는 그림의 떡이다. 투기를 막겠다며 도입한 분양가 상한제가 ‘로또 청약’으로 변질되면서, 주거 사다리를 제공해야 할 청약제도가 불평등을 고착시키고 있는 셈이다.

청약시장의 또 다른 문제는 높은 가점의 벽이다. 지난 9월 당첨자 발표를 한 서울 송파구 ‘잠실 르엘’ 전용면적 51㎡ 경우 최저 가점이 70점이었는데, 4인 가구는 15년간 무주택을 유지해도 도달할 수 없는 점수다. 지난해 청약한 서울 강남구 ‘청담 르엘’은 모든 평형·타입에서 최저 당첨가점이 74점이었다. 5인 가구가 15년 이상 무주택 기간을 유지하고 청약저축에 가입한 지 15년이 지나야 얻을 수 있는 점수다. 역시 지난해 서울 강남 3구에서 청약을 진행한 메이플자이·래미안원펜타스·래미안레벤투스·디에이치방배 등 4개 단지의 평균 당첨 가점은 73.1점, 최저 가점 평균은 71.9점이었다. 지난해 기준 전국 평균 가구원수가 2.2명에 불과하고, 5인 가구는 총가구의 3.3%에 불과한 현실과 동떨어진 결과다. 부양가족 점수는 35점으로 무주택 기간(32점), 통장가입 기간(17점)보다 비중이 높은데, 노부모나 성인자녀의 주소만 옮겨놓으면 얼마든지 가점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위장전입 의혹도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부정 청약의 70%가량이 위장전입이다.

이쯤 되면 현금 조달 능력이 없거나 대가족이 아닌 평범한 무주택 서민들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체 청약은 어떤 사람이 당첨되는 거냐고. 질문에 대한 답이 청약제도의 빈틈을 노린 금수저들과 현금부자라면 뭔가 잘못된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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