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내 시간 95% AI 전략에 투자”… 스타트업 CEO로 4년만에 경영 복귀
물리세계 학습하는 AI스타트업 직접 경영
구글X 출신 비크 바자즈, 공동CEO로 합류
이전 ‘AI 과학’ 피리오딕 랩스 투자와 연계
오픈AI 등서 연구자 영입… 100여명 채용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사진)가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의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베이조스가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Project Prometheus)라는 AI 스타트업 기업의 공동CEO로 합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마존 CEO 자리에서 물러난 2021년 7월 이후 약 4년 만에 공식 경영 직책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베이조스는 자신이 창업한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의 경영에 관여하지만 이 회사의 공식 직함은 갖고 있지 않다.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는 베이조스가 출자한 자금을 포함해 총 62억달러(약 9조원)에 달하는 자금 조달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모토는 ‘정형화된 언어 모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으로, 텍스트 위주로 학습하는 기존의 대형 언어모델(LLM)과 달리, 실제 물리 세계를 관찰하고 실험을 설계하며 수행하는 방식을 통해 AI를 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공동CEO로 베이조스와 함께 이름을 올린 이는 구글X 출신의 과학자 비크 바자즈(Vik Bajaj)다. 그는 과거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함께 구글X에서 일한 바 있다. 물리학자이자 화학자로서 드론, 자율주행, 의료용 AI 등 다양한 구글 혁신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력이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 회사가 현재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메타 등에서 영입한 연구자들을 포함해 약 100여명의 인력을 채용했으며, 본사의 위치나 설립 시점 등은 비공개 상태라고 전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의 비전이 ‘AI 과학자’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피리오딕 랩스(Periodic Labs)와 맥을 같이한다는 점이다. 피리오딕 랩스는 자율적으로 실험을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베이조스가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다.
피리오딕 랩스는 최근 시드 라운드에서 3억달러의 자금을 유치했으며, 투자자 명단에는 스타트업 투자자 앤드리슨 호로비츠, 엔비디아, 액셀, DST, 그리고 제프 베이조스와 전 구글 CEO 에릭 슈미트 등도 포함돼 있다.
피리오딕 랩스의 설립자 중 한 명은 리암 피더스(Liam Fedus)로 오픈AI에서 챗GPT 공동 개발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피리오딕 랩스는 물리 과학 분야를 우선 대상으로 삼아, 실험실에서 AI가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돌리는 형태의 ‘정밀 과학’ AI를 지향한다.
베이조스가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에 투자와 함께 공동CEO를 맡고 피리오딕스 랩스에 투자한 것을 보면, 베이조스가 ‘물리기반 AI’와 ‘AI 과학자’ 영역에서 선도적인 실험을 이끌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베이조스는 AI 스타트업 ‘피지컬 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에도 베팅한 바 있다.
범용 로봇 두뇌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이 기업은 2024년 시리즈 B에서 4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베이조스도 참여했다.
베이조스는 이전엔 검색 기반 AI 스타트업에 투자했는데, 구글에 도전하는 대화형 검색 엔진 기업 퍼플렉시티다. 퍼플렉시티 AI는 웹 기반 정보를 요약해 응답하는 새로운 형태의 검색 서비스다.
베이조스가 ‘검색 등 텍스트 기반 AI 투자’에서 ‘물리 기반 AI 투자’로 선회한 것은 충분히 관심을 끌 만한 대목이다.
베이조스는 글로벌 AI 산업에서 이뤄지고 있는 AI 투자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감이 없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그는 최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이탈리안 테크 위크’ 행사에서 AI 산업에 거품이 일부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그는 수많은 초기 스타트업이 명확한 제품이나 실체가 없는데도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는 현상을 비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조스는 이런 과열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먼지가 가라앉고 실제로 기술을 실현할 수 있는 기업이 승자로 드러날 때, 사회는 그 발명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 낙관주의를 표현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베이조스는 AI에 대해 이중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거품 요소를 경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거대한 잠재력을 확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아마존 내부에서 AI에 매진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보도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2024년 한 행사에서 “내 시간의 약 95%는 아마존의 AI 전략에 투자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아마존이 내부적으로 수천개의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를 통한 일선 경영 복귀는 베이조스가 이 스타트업을 단순한 투자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자신이 직접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는 연구·개발 허브로 끌어올리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그는 이번 투자를 피리오딕 랩스의 ‘AI 과학자’ 개발과 연계해 ‘물리 세계에서 스스로 학습하고 실험하는 AI만이 진정한 AI’라는 자신의 생각을 보여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
AI 산업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투자 과열과 여전히 불투명한 미래 전망 속에서도, 베이조스는 AI에 대한 자신만의 신념을 갖고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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