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토니상 휩쓴 '어쩌면 해피엔딩', 10년 지나도 변하지 않은 건

'어쩌면 해피엔딩'은 소극장 뮤지컬의 신화로 꼽힌다.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만든 국내 창작 뮤지컬로,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2015년 우란문화재단의 기획으로 발굴돼 그해 트라이아웃 공연을 거쳤고, 2016년 12월 국내 초연했다. 이후 앵콜 포함 오연 끝에 입소문이 나면서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흥행했다.
지난 6월 제78회 토니 어워즈(Tony Awards)에서 최우수 작품상 등 6관왕에 오르며 세계적인 명성도 얻었다. 뮤지컬계 오스카상으로 비유되는 시상식에서 박천휴 작가는 한국인 최초로 각본상, 작품상, 음악상에 노미네이트 및 수상했다. 이로써 창작자인 '윌-휴 콤비'는 세계 뮤지컬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창작자가 됐다. 내년 60주년이 되는 한국 뮤지컬은 글로벌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하며 새로운 분수령을 맞았다.

대중적인 인지도, 수상 경력 등 수많은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해피엔딩'은 소규모 3인극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치열한 객석 경쟁률을 감수하고 대형 공연장이 아닌 중극장 규모의 두산아트센터 연강홀(550석)로 향한 이유기도 하다.
해당 극장은 초연한 예스24 스테이지 2관(옛 대명문화공장 라이프웨이홀·약 300석)에서 딱 두 배 키운 규모다. 최근 인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객석이지만, 덕분에 아기자기한 무대나 한껏 가까워진 배우와 관객의 거리 등 소극장 공연의 매력이 유지됐다. 대부분의 이야기를 올리버와 클레어, 두 배역이 채우지만 결코 심심하지 않다. 무대 위에 배치된 6인조 오케스트라, 배우들의 침묵에 숨소리를 죽이고 몰입하는 관객들이 현장의 공기를 채우는 일원이 되기 때문이다.

1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역대 출연자들이 모두 총출동하면서 선택의 폭은 더 넓어졌다. 초연에서 올리버 역과 클레어 역을 맡은 김재범, 전미도와 최수진, 제임스 역 고훈정이 적은 회차라도 특별 출연 형태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2018년 올리버 역 전성우와 클레어 역 박지연, 2021년 올리버 역 신성민과 지난해 오연에 출연한 클레어 역 박진주, 제임스 역 이시안이 함께 한다. 정휘, 방민아, 박세훈은 이번 육연에서 각각 올리버, 클레어, 제임스 역으로 합류했다.

그럼에도 이야기가 가진 힘, 초심을 지키려는 노력은 남녀노소 막론하고 대부분 관객에게 통한 듯 보인다. 실제로 지난 11일 공연이 끝난 후 오열하며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됐다. 공연이 끝난 한참 후까지 '열린 결말'에 대한 저마다의 해석을 나누는 관객들의 감상을 '귀동냥'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받아들인 결말은 각자 다르지만, 사랑의 메시지만은 모두에게 강렬하고 생생하게 남기 충분했다. 내년 1월 25일까지 공연.
유지혜 엔터뉴스팀 기자 yu.jihye1@jtbc.co.kr
사진= NHN링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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