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국 이민자까지 서울공항 군사시설 촬영… 올해만 외국인 군사시설 촬영 9건

구아모 기자 2025. 11. 1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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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군사시설 촬영 잇따르는데
간첩죄는 ‘북한 한정’…수사 난감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인근에 설치된 ‘무단 사진 촬영과 드론 비행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경고 표지판./장경식 기자

중국 국적의 결혼이민자 A씨가 지난달 성남 서울공항 외곽에서 전투기와 군사 시설 내부를 촬영하다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취미 활동이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의도적으로 기밀 시설을 촬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입건 여부를 검토 중이다.

경기남부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지난달 15일 서울공항 주변에서 A씨가 전투기 등 내부 군사 시설을 DSLR 카메라로 촬영하는 현장을 적발했다. 그런데도 경찰은 A씨를 입건하지도 못했다. 한 달이 지나도록 A씨는 ‘입건 전 조사’ 단계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이 버젓이 민감한 군사 내부 시설을 촬영해도 간첩·이적 혐의 적용은 물론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적용도 쉽지 않다”고 했다.

현행 군사 기지·시설 보호법 위반을 적용하려면 공군 기지의 경우 레이더나 관제탑 등 기밀에 포함되는 보호 시설이 포함됐는지를 밝혀내야 한다. 그런데 피의자 대부분은 “(서울공항 내부 기지가 아닌) 외곽 풍경을 찍으러 왔다”고 얼버무린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한국 내 반중(反中) 시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등 정권이 중국 문제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경찰들이 중국인과 관련한 사건 처리를 꺼린다는 시각도 일부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군사기밀 또는 보호구역 시설이 실제로 촬영됐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까다롭다”고 했다.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패트리엇(PAC-3) 미사일이 배치돼 있다. 최근 오산·수원·평택·청주 등 주요 군사기지 주변에서 무전기까지 들고 전투기를 촬영하던 10대 중국인 고교생이 일반이적죄 혐의로 구속됐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처음엔 중국인 관광객에서 시작했다가 유학생, 10대 고교생, 대만인에 이어 결혼이민자까지 외국인의 군사기지 촬영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했다./뉴스1

앞서 지난 8월 12일에도 일본인 관광객 B씨가 미 오산 공군기지 인근에서 작동 가능한 무전기와 대형 카메라로 전투기를 촬영하다 적발됐다. 기지 내부 주요 시설물이나 군사기밀을 찍은 사진은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만 적용했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이 군사시설을 촬영하다 적발된 사례는 9건이다. 현행 형법 98조가 ‘적국’을 사실상 북한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대만 등 제3국 출신 외국인들이 내부 기지를 찍다가 잡히더라도 간첩죄 등을 적용할 수 없다. 한 경찰 관계자는 “현행 시스템으로는 외국 사람들이 대놓고 내부 기지를 찍더라도 제지만 할 수 있을 뿐, 수사 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고 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혐의를 우선 적용하고,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될 경우 형법상 일반이적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수사에서는 수원·오산·평택·청주 공군기지 등을 여러 차례 찾아가 전투기와 관제시설을 수천 장 촬영하고 작동 가능한 무전기를 소지했던 10대 중국인 고교생 2명 사건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와 미 핵 추진 항모를 드론으로 촬영해 SNS에 게시한 중국인 유학생 사건에 일반이적죄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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