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권 말에 사라질 기업 투자 약속 아니길

경기일보 2025. 11. 1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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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5년간 450조원의 국내 투자를 약속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030년까지 125조원대 투자, 채용 1만명 확대를 약속했다.

이들 6개 대기업이 밝힌 국내 투자 규모가 1천300조여원이다.

어렵게 조성한 투자 계약이 100조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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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평택시 제공


삼성이 5년간 450조원의 국내 투자를 약속했다. 평택사업장 2단지 5라인 골조공사 추진도 결정했다. 이재용 회장이 “6만명 신규 채용 등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600조원 수준의 투자를 밝혔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매년 1만4천~2만명 규모의 고용 구상도 밝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030년까지 125조원대 투자, 채용 1만명 확대를 약속했다.

LG, 한화, HD현대도 각각의 투자 구상을 밝혔다. 이들 6개 대기업이 밝힌 국내 투자 규모가 1천300조여원이다. 고용 계획이 최소 17만명에 달한다. 이들이 제시한 투자 기한은 2026년부터 2030년이다. 16일 대통령실에서 민관합동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는 한미 관세협상 후속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미 투자로) 국내 투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라는 화두에 기업들이 낸 화답이다.

사실은 경기지역 일이다. 발표된 투자처 핵심이 경기도다. 삼성의 반도체 투자가 평택 사업장이다. SK의 하이닉스 투자도 용인 원삼면이 무대다. 현대차의 연구개발 투자 역시 핵심은 화성 남양연구소다. 평택, 용인, 화성이 수혜지역이다. 민선 8기 김동연호가 투자를 위해 세계를 돌았다. 어렵게 조성한 투자 계약이 100조원이다. 이번에 발표된 1천300조원의 규모가 가히 짐작이 된다. 경기도민 모두가 기대한다.

기운 뺄 생각 없다. 다만 짚을 게 있다. 기업이 해온 투자 선언의 역사다. 문재인 정부를 보자. 정부 초기 ‘중장기 투자 계획’이 쫙 돌았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부품,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가 많았다. 정부가 주도한 전략적 목표가 그랬다. 적게는 353조원부터 최대 1천조원에 이르는 목표가 조성됐다. 하지만 정부 말기 실행률은 거리가 많았다. ‘약속은 화려했으나 실제 속도는 느렸다’는 비판적 평가로 끝났다.

윤석열 정부의 ‘1천조원 투자 선언’도 같은 전철을 밟았다. 특이한 건 대통령이 ‘대기업 투자 1천조 시대’를 선창했다. 이어 대기업들이 ‘미래 먹거리’ 산업 투자라며 동참했다. 3~5년 시한을 두고 1천41조원이 목표였다. 당시 삼성이 450조원, SK는 247조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도 실행률이 낮았다. 실행 여부를 통계로 뽑아 볼 겨를도 없었다. 애초 대통령 의지로 기업 투자를 강제하는 시대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에는 일본 규제가 있었다. 윤석열 정부에는 계엄 정국이 있었다. 그때마다 투자는 위축됐다. 이렇게 예민한 게 기업이다. 투자는 기업의 선(先)지급이다. 미래 가능성에 돈을 거는 자본주의적 행위다. 이를 끌어내는 길도 자본주의적 논리여야 한다. 지금은 이게 ‘기업 규제 완화’와 ‘경영 자율성 보장’이다. 이게 돼야 1천300조원도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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