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권의 ‘오세훈 시장 스토킹’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서울시가 6·25전쟁 참전국을 기리기 위해 광화문 광장에 조성 중인 ‘감사의 정원’ 공사 현장을 찾았다. 김 총리는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을 모신 공간에 ‘받들어 총’ 모양의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을 국민이 이해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적 절차적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 보고하라”고 행정안전부에 지시했다.
‘감사의 정원’에는 6·25 참전국들에서 가져온 돌에 그 나라 참전 용사의 희생을 기리는 문구를 새기고 조명을 설치해 하늘로 빛을 쏘도록 만든 조형물이 설치된다. 서울시는 “대한민국을 있게 한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미래 세대에게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한다. 하지만 민주당과 친여 시민 단체들은 “국가 상징 공간에 외국 군대 감사 공원을 둘 수 없다”며 반대한다. 이들도 김 총리의 광화문 광장 방문에 동행했다.
광화문 광장 활용은 기본적으로 서울시의 권한과 책임이다. 사업 예산도 전액 서울시가 부담한다. 감사의 정원 사업은 시민 의견 수렴과 설계 공모 절차 등을 거쳐 이미 착공까지 했다. 문제가 있다면 공사 시작 전에 지적해야 했다.
김 총리가 서울시 일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0일에는 종묘를 찾아 문화유산 보호를 이유로 세운상가 개발에 제동을 걸었다. 그 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현행법이 허용한 모든 조치를 다해 막겠다”고 했다. 15일에는 서울시의 한강 버스가 강바닥에 걸려 멈추는 사고가 일어나자 특별 안전 점검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일주일 사이에 총리가 세 번이나 서울시 사업 현장을 찾아 반대하고 지적하니 ‘정부가 오세훈 시장 스토킹을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한다.
김 총리는 서울시장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상황은 없을 것 같다”고만 하고 명확한 태도를 밝히지 않고 있다. 출마에 뜻이 있다면 총리직을 그만두고 서울시 정책에 대안을 제시하며 지지를 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선거운동으로 보이는 일은 출마 희망자들에게 맡기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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