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교통약자인데…광주 노인보호구역 ‘안전 장비’ 태부족
과속·불법 주정차 단속 각각 2대·5대
어린이보호구역 292대·228대 ‘차이’
장비당 적발건 실버존이 5배 이상 多

17일 광주시와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광주 지역 노인보호구역(실버존)은 동구 8곳, 서구 14곳, 남구 9곳, 북구 13곳, 광산구 17곳 등 총 61곳이다.
노인들을 교통사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실버존은 도로교통법에 의해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정하며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과 마찬가지로 시속 30㎞ 이하로 주행해야 한다.
이를 어길 시 스쿨존처럼 일반 도로에서 위반 때보다 더 높은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정작 이를 적발할 수 있는 과속 단속 카메라는 현재 광주 실버존 중 2곳(3.27%)에만 존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에서도 단속이 진행되고 있는 건 광산구에 있는 목련초등학교-광산구노인복지관 1대에 그쳤는데, 이마저도 스쿨존과 통합 운영 중인 장비다.
서구 양동시장역 부근에 있는 나머지 1대의 경우 올해 설치됐는데, 현재 사용 전 검사 단계라 단속 진행은 아직이다.
반면 스쿨존의 경우 광주 지역 452개소 중 292곳에 과속 단속 카메라가 있어 설치율은 64.6% 정도로 집계됐다.
이 같은 차이는 지자체가 설치·운영하는 불법 주정차 단속 카메라 설치율에서도 드러났다.
올해 10월 기준 스쿨존에 설치된 주정차 단속 카메라는 동구 20대, 서구 41대, 남구 28대, 북구 52대, 광산구 77대 등 총 228대이나, 실버존은 남구 2대, 서구 3대에 그쳤다.
단속 장비가 있는 서·남구는 올해 1-10월 각각 2천83건, 553건의 불법 주정차를 적발했다.
같은 기간 스쿨존의 적발 현황은 서구 5천248건, 남구 1천347건이었다.
두 수치를 단순 비교하면 스쿨존이 훨씬 많지만, 장비 1대당 적발 건수를 감안하면 서구(실버존 약 694건, 스쿨존 약 128건)와 남구(실버존 약 276건, 스쿨존 약 48건) 모두 실버존이 5배 이상 많다.
이를 방증하듯 이날 광주 노인보호구역 곳곳은 불법 주정차가 난립해 있었다.
동구 서석동 서석노인당 인근 노인보호구역은 도로 양쪽에 황색 실선이 그어져 있었지만, 차가 세워진 상태였다.
도로 위에는 시속 30㎞ 제한을 알리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으나, 오가는 차량 다수는 이에 전혀 개의치 않고 ‘쌩쌩’ 소리가 날 정도로 달렸다.
비슷한 시각 남구 구동 광주공원 인근 노인보호구역에서도 불법 주정차 및 과속 차량은 다수 포착됐는데, 언덕길 양쪽에 불법 주정차가 빽빽이 들어선 탓에 이곳을 지나는 차들은 중앙선을 침범할 수밖에 없었다.
인근 주민 김모(80대·여)씨는 “별도 보행로가 있긴 하나 가로수 뿌리 등에 걸리는 게 일쑤라 휠체어 이용자들은 주로 도로로 다니는데, 차가 지나갈 때마다 주정차된 차량 뒤로 몸을 피해야 한다”며 “차가 언제 다시 튀어나올지 몰라 늘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렇듯 단속 장비의 부재로 노인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광주 자치구 관계자들은 “스쿨존과 달리 의무가 아닌 탓에 설치율이 저조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복지관이나 경로당 등 민원이 다수 접수된 곳에 대해 제한적으로 설치해 왔다”며 “스쿨존 설치 대비 예산도 저조해 한계가 크다”고 밝혔다.
/서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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