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토리] '기회의 땅' 아프리카를 새 성장 파트너로…2025 미래경제포럼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기회의 땅' 아프리카를 한국의 새로운 성장 파트너로 삼기 위한 공론장인 '2025 미래경제포럼'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와 외교부 산하 한·아프리카재단이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은 '아프리카의 재발견, 함께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정부·국회·재계·학계·외교단 등 70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행사장은 자원과 시장으로서 아프리카를 조망하는 수준을 넘어, 디지털·금융·보건의료·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동행'의 방식을 모색하는 제안으로 채워졌다.
◇ "아프리카는 포괄적 협력대상"…관(官)·산(産)·금융 한자리에
황대일 연합뉴스 사장은 개회사에서 "아프리카 대륙이 글로벌 생산 및 소비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아프리카는 상품 교역을 넘어 인프라, 디지털, 에너지, 자원, 보건의료, 문화까지 아우르는 한국의 포괄적 협력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식민지 수탈과 내전을 겪은 아프리카는 우리와 동병상련을 느끼는 곳"이라며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와 매운 음식, 아프리카의 질주 본능과 화끈한 향신료가 어우러질 때 새로운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이 대독한 축사에서 "약 15억 인구, 풍부한 핵심 자원, 디지털 혁신을 이끌 젊은 세대를 기반으로 아프리카는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번 포럼이 대한민국과 아프리카의 상생·협력 청사진을 그려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공동 번영을 위해 교역과 투자 협력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고 했고,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대한민국 성장을 위해서는 '소프트머니'를 만들어야 한다"며 "수출만이 아니라 기술이전과 투자를 통해 아프리카의 잠재력을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포럼의 방향성을 가장 뚜렷이 보여준 것은 웸켈레 케베츠웨 메네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사무총장의 기조연설이었다.
메네 사무총장은 "아프리카는 더 이상 세계의 변두리 시장이 아니라 '다음 성장 엔진'(next growth engine)이라며 "관세·비관세 장벽을 낮추고 단일 시장을 구축하는 AfCFTA는 14억명 인구, 3조4천억 달러 규모의 거대 경제권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자본·산업화 경험을 갖춘 한국을 "아프리카의 최고 파트너가 될 수 있는 나라"로 꼽으며, 제조업·디지털 인프라·친환경 에너지·교육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 "젊은 대륙·디지털 시장"…유니콘 설립자가 들려준 아프리카의 현재
3개 세션은 '테드'(TED) 방식의 강연으로 구성돼 청중의 몰입도를 높였다.
첫 세션 '부상하는 글로벌 사우스, 중심에 선 아프리카'에서 연사로 나선 이노루와 아보예지 퓨처아프리카 대표는 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의 변화를 생생히 전했다.
아보예지 대표는 온라인 결제 플랫폼 '플러터웨이브', IT 인재 매칭 플랫폼 '안델라' 등 아프리카 유니콘 기업을 공동 설립한 벤처 기업인이다.
그는 "아프리카의 중위 연령은 19세로, 세계에서 가장 젊은 대륙"이라며 "디지털 산업과 스타트업 투자가 결합하면 아프리카는 새로운 혁신 허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 기업이 아프리카와 협력할 핵심 분야로 ▲디지털·기술 인재 양성 ▲배터리·컴퓨팅 등 인프라 투자 ▲아프리카 내수 시장 개척 ▲한국의 첨단 기술 협력을 꼽으며 "한국의 경험은 아프리카의 도약을 앞당길 수 있고, 동시에 한국에도 새로운 기회를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번째 세션 'K-비즈니스, 아프리카를 만나다'에서는 아프리카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구체적인 경험이 공유됐다.
권순진 한국광해광업공단 광물자원본부장은 아프리카 광업 현장을 소개하며 "탄자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는 희토류·코발트·망간·인광석 등 전략 광물이 풍부하다"면서도 "현지 공동개발, 환경·지역사회와의 상생 없이는 지속 가능한 사업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근영 현대자동차 글로벌사업실장은 전기차 전환기 속에서 아프리카 시장의 가능성을 설명하며 "중산층 확대와 도시화, 모빌리티 수요 증가에 맞춰 각국 상황에 맞는 제품·서비스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일연 현대로템 아태권역사업실장은 철도·인프라 사업 사례를 소개하면서 "차량 공급만을 넘어 유지보수, 인력 양성, 현지 생산 등 장기 파트너십 모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장 앞에 마련된 홍보관에서는 한국광해광업공단과 고려아연이 실제 광물을 전시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현대로템 전동차 모형도 전시돼 K-비즈니스의 아프리카 진출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 "어머니가 두 명인 사람"…사람으로 이어지는 한-아프리카 스토리
마지막 세션 '미래를 잇는 다리, 한-아프리카 경제 동행'은 숫자와 그래프를 넘어, 사람과 이야기로 한-아프리카 관계의 의미를 되짚는 시간이었다.
최고조 주한 가나대사는 "저에게는 어머니가 두 명 있다. 저를 낳아준 대한민국과 저를 키워준 아프리카 가나"라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1977년 강원 춘천에서 태어난 그는 1992년 선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가나로 건너가 통신·핀테크 기업을 일군 뒤, 올해 첫 한국계 주한 아프리카 대사로 부임했다.
최 대사는 "한국이 아프리카를 신흥 시장이 아닌 동등한 파트너로 바라봐주길 바란다"며 "신뢰를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와 인적 교류가 양측 모두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남수단 출신의 토마스 타반 아콧 인제대 상계백병원 외과 전문의는 '한·아프리카 보건의료 동행'을 주제로, 자신을 한국으로 이끈 인연을 들려줬다.
어린 시절 의사이자 선교사였던 고(故) 이태석 신부에게서 치료와 교육을 받았던 그는 한국에서 의사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소개하며 "남수단과 한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토마스 전문의는 "언젠가 한국에서 배운 의술을 남수단에서 후배들에게 전하고, 더 많은 청년에게 한국 유학의 길을 열어주고 싶다"고 강조해 큰 박수를 받았다.
◇ "자원에서 사람·가치로"…미래경제포럼이 남긴 과제
이번 미래경제포럼은 한국이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시선이 '자원·시장 중심'에서 '사람·가치 중심'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넓힌 자리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프리카의 젊은 인구 구조와 디지털 전환, 개방형 단일 시장 구상(AfCFTA)에 한국의 기술·자본·개발 경험이 결합할 경우, 쌍방향 성장의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재확인됐다.
동시에 기업 입장에서는 ▲정치·사회 위기관리 ▲현지 인재 양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반 상생 모델 구축 ▲장기적 관점의 투자 전략 등 과제가 뚜렷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연합뉴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 경제의 핵심 이슈를 주제로 미래경제포럼을 개최했다.
황대일 사장은 "이번 포럼을 계기로 한-아프리카 간 논의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실제 투자·교역·인적 교류로 이어지도록 연합뉴스도 정보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내레이션 : 유세진, 영상 : 김종석·박소라·박주하 PD>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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