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유혈진압 혐의’ 전 방글라 총리 사형 선고

지난해 대학생 반정부 시위로 실각한 후 인도로 도피한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가 시위 유혈 진압을 지시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AP통신은 17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다카 법원이 하시나 전 총리에게 대규모 시위와 관련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재판부는 하시나 전 총리의 살해 지시, 유혈 진압 조장, 잔혹행위 방치 등 “3가지 혐의가 유죄로 판명됐다”며 “반인도적 범죄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충족됐다”며 “우리는 그에게 단 하나의 형량, 즉 사형을 선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시나 전 총리가 자신의 정당 활동가들을 선동했다는 것은 명백하며 그는 시위하는 학생들을 살해하고 제거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또 재판부는 지난해 시위 중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이들에게 적절한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가 사형을 선고하자 법정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들이 환호하고 박수를 쳤다.
2009년 두 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한 뒤 15년간 집권한 하시나 전 총리는 지난해 ‘독립유공자 후손 공무원 할당제’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시위를 무력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하자 하시나 전 총리는 지난해 8월 총리직에서 사퇴하고 인도로 도피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당시 진압으로 1400명이 사망하고 2만500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날 법원은 이 사건과 관련해 전 내무부 장관인 아사두자만 칸에게도 사형을 선고했다.
하시나 전 총리는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하시나 전 총리는 이날 판결에 관해 “편향됐고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하시나 전 총리의 아들 사지브 와제드는 전날 로이터에 “어머니는 매우 화가 나 있고, 분노하고, 격분하고 있다”며 “우리는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맞서 싸울 것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법원의 선고를 앞두고 며칠 동안 다카에서는 폭발물 폭발과 차량 방화 사건이 약 50건 벌어지는 등 정치적 폭력이 급증했다. 이에 경찰과 군이 법원을 봉쇄하는 등 수도 전역의 경비가 강화됐다. 셰이크 무함마드 사자트 알리 다카 경찰청장은 “시위 중 누군가 차량을 불태우거나 조잡한 폭탄을 던지려고 시도한다면 총기를 사용하라”고 경찰에 지시했다.
하시나 전 총리의 축출 이후 그가 이끌던 정당인 아와미연맹(AL)에 관해서는 내년 2월 치러질 예정인 총선 참여가 금지됐다. AL 지도부 대부분이 해외로 도피 중이나 이들은 하시나 전 총리의 사형 선고에 관해 대규모 소요 사태를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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