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항소심서 추징금 증액? 판사들 “이론적으로 가능, 실무적으론 어려워”

김지은 기자 2025. 11. 17.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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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비리 민간사업자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도 추징금은 '0원' 판단을 받은 남욱 변호사 쪽이 검찰에 재산 동결을 풀어달라고 요구한 가운데, 추징금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항소심에서도 계속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민사소송으로 피해액을 환수해야 하는 성남시는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대장동 민간사업자들로부터 추징보전 처분해놓은 2070억원에 대해 가압류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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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변호사. 공동취재사진

대장동 개발 비리 민간사업자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도 추징금은 ‘0원’ 판단을 받은 남욱 변호사 쪽이 검찰에 재산 동결을 풀어달라고 요구한 가운데, 추징금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항소심에서도 계속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2022년 10월 남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가 보유한 토지와 건물, 부동산, 현금 등 800억원 상당에 대해 추징보전을 청구해 법원이 이를 인용했다. 추징보전은 범죄 피의자가 확정판결 전에 추징 대상이 되는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처다.

검찰의 항소 포기로 추징금을 높여달라고 항소심에서 다투는 문제는 복잡해졌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민간업자들이 거둔 전체 수익을 7886억원으로 판단하고, 불법으로 거둔 수익 전체를 추징할 수 있도록 한 이해충돌방지법을 적용해 수익 대부분인 7815억원을 추징해달라고 1심 재판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가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에 무죄를 선고하면서 검찰이 불법 수익 총액이라고 산정한 7886억원을 기준으로 추징액을 다투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이제 추징액의 최대치는 이들이 배임으로 거둔 부당이득이 된다. 검찰은 민간업자들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끼친 손해가 4895억원이라고 봤다. 대장동 개발의 총이익 9607억원 중 70%인 6725억원을 성남도개공이 가져갈 수 있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이 액수에서 실제 성남도개공이 배당받은 1830억원을 뺀 액수가 4895억원이다.

검찰이 항소를 포기했지만 추징금을 늘리는 것이 이론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 대법원은 2007년 검찰이 항소하지 않은 사건에서 피고인의 징역형을 감경하고 추징액을 늘린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당시 대법원은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주문을 개별적·형식적으로 고찰할 것이 아니라 전체적·실질적으로 고찰해 그 형의 경중을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이런 사례는 실무에서는 매우 드물다. 추징금을 줄이려면 형량을 감경해야 하는 문제도 생기기 때문에 이렇게 조정된 선고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수도권의 한 판사는 “(대장동 개발) 이 사건의 (피해) 금액 기준은 몇천억원이지 않나. 피고인이 불리하지 않게 해야 하는데 주형을 조금 깎고 추징을 엄청나게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또한 1심에서는 배임 액수를 특정할 수 없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배임이 아닌 형법의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불법 수익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없기 때문에 항소심에서 정확한 배임액이 얼마인지를 둘러싼 공방도 불가능하다. 한 고법 판사는 “1심에서 추징 액수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는데 항소를 포기한 상황에서 이를 2심에서 다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남 변호사 쪽이 추징보전 명령 취소를 청구하면 법원이 받아들일 공산이 크다. 또 다른 고법 판사는 “추징보전이라는 게 범죄사실에 맞춰서 진행되는데, 해당 범죄사실이 사실상 무죄가 됐다면 (피고인의 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검찰에서는 남 변호사 쪽의 추징보전 요구에 대해 법리적 검토를 거쳐 대응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흔한 사례가 아니기 때문에 관련 문제에 대해 법조문 분석 등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민사소송으로 피해액을 환수해야 하는 성남시는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대장동 민간사업자들로부터 추징보전 처분해놓은 2070억원에 대해 가압류를 추진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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