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파문’에도 침체된 野지지율…표류하는 장동혁號의 딜레마

박성의 기자 2025. 11. 17.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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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에 민심 휘청…‘부적절’ 의견 48%
李 사법리스크 발화에도 野 반사이익 물음표…지지율 되레 하락
장동혁 ①리더십 ②메시지 ③중도층 소구력 시험대 위에
“정치적 구호 만으로는 한계…정책 대안 제시할 수 있어야”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모든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8월26일, 당선자 수락연설에서)

"민주당이 만든 전장이 아니라 파괴적 생각으로 우리만의 전장을 만들어 싸움을 해야 한다."(8월29일,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서)

"우리가 황교안이다. 전쟁이다. 이재명을 탄핵하는 그날까지 함께 뭉쳐서 싸우자."(11월12일,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외압 규탄대회에서)

장동혁호가 닻을 올린 지 80여일, 장 대표가 제시한 '반명(反이재명) 투쟁 구상'이 여의도 전장에서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장 대표는 취임 직후 거듭 ①싸우는 보수 ②보수의 연대 ③이기는 보수를 외치고 있다. 실제 야당의 대정부 투쟁 수위는 고조되는 양상이지만, 보수의 연대와 지지율 역전은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

특히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이라는 여권발 악재 앞에서도 야권은 기대했던 '반사이익'을 끌어내지 못했다. 분명한 전선을 그었지만 전황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상황. 뭉쳐서, 싸워, 승리하겠다던 대표 장동혁. 그는 왜 고전하고 있을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대장동 일당 7400억 국고 환수 촉구 및 검찰 항소 포기 외압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李도 싫지만, 野도 싫다? 표류하는 민심

탄핵 대통령을 배출한 야당이 여전히 '정권 탈환'을 외칠 수 있는 배경은, 지난 대선에서 드러난 적지 않은 '반명 표심'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이 많다. 제21대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최종 49.42%를 득표하며 대권을 쥐었다. 다만 패배에도 야권 일각에선 '선전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탄핵 정국이었음에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41.15%)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8.34%) 득표율을 고려하면 유권자 절반 가까이가 '반명'이었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당권을 잡은 장동혁 대표는 이 지점을 적극 공략했다.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거여의 '입법 독주'를 연이어 저격했다. 실제 최근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이 불거지며 야당의 이 구호는 힘을 받는 듯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검찰의 대장동 사건 미항소에 대한 의견을 묻자 48%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특히 중도층에서는 부적절 의견이 48%, 적절 의견이 29%로 집계됐다(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접촉률은 47.5%, 응답률은 11.5%).

이 대통령의 지지율도 하락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0~14일 전국 18세 이상 251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 평가한 응답자는 54.5%로, 직전 조사 대비 2.2%포인트(p) 하락했다. 부정 평가 비율은 41.2%로 직전 조사보다 2.5%p 올랐다. 리얼미터는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을 둘러싼 여야의 강 대 강 대치와 정치 공방이 국민의 피로감을 높이며 국정수행 평가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정부의 위기가 야당의 기회로 옮겨가지 않고 있단 점이다.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에 고조된 비판 여론에도 국민의힘을 향한 민심의 온도는 여전히 차갑다.

지난 13~14일 전국 18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이 46.7%, 국민의힘이 34.2%로 각각 집계됐다. 민주당의 정당 지지도는 직전 조사보다 0.2%p 높아졌고 국민의힘은 0.6%p 하락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2주 연속 하락하면서 양당 지지율 격차는 11.7%p에서 이번 주 12.5%p로 벌어졌다(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정당 지지도 조사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4.6%,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3.8%,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야당 탄압'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李탄핵" 외치지만…반응하지 않는 중도, 왜?

여론조사마다 수치 차이는 있지만 한 가지 흐름은 분명하다. '이재명 대통령도 못 믿겠지만, 장동혁의 국민의힘도 대안은 아니다'라는 냉소적 민심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우선 장동혁 대표가 최근 내세운 강경 구호가 정치적 전선을 지나치게 좁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탄핵", "우리가 황교안이다"를 외치며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장 대표의 행보가 중도층은 물론 계엄에 반대하는 일부 반윤(反윤석열) 보수층에서도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관측이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은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이후 국민의힘이 '이재명 탄핵' 등 강경한 공세를 펼친 데 대한 방어 심리로 내부 지지층이 결집하는 효과를 보였다"며 "국민의힘은 과도한 강경 대응이 대구·경북 및 보수층에 정치적 피로를 야기하며 핵심 지지층 일부가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친윤 빅마우스'들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장 대표는 사실상 홀로 전선을 떠받쳐야 하는 '고립된 사령관' 처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검 수사 정국과 맞물려 국민의힘 대표 친윤 공격수들이 줄줄이 '사법리스크'에 휩싸이면서, 야당의 대여 공격력과 명분이 반감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때 친윤계 복심으로 불렸던 권성동 의원은 통일교로부터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 추경호 의원은 '내란 가담' 혐의로 구속 기로에 서있다. 김기현 의원의 부인은 김건희 여사에게 100만원대 명품 브랜드 가방을 건넨 의혹을 받아 피의자로 입건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특히 비상계엄 정국을 거치며 사실상 '정적' 관계로 굳어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대장동 저격수'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은 장 대표에게 또 다른 부담이다.

보수 논객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17일 YTN라디오 '더 인터뷰'에서 "장동혁 대표가 앞장서 가지고는 대동단결이 안 되는 만큼 대동단결시킬 수 있는 사람을 앞장세우고 구조를 잘 만들어 나중에 지방선거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내년 지방선거에서 살아야 하기에 국민의힘 내부에서 지방선거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현 대표인) 장동혁은 선장 자격이 없다. 다른 선장을 모셔와야 한다'며 행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행히 국민의힘은 한동훈이라는 구명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내외 악재 속 장동혁호는 항해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대안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재명 탄핵'과 같은 정치적 구호만으로는 범보수는 물론 중도층까지 끌어안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민생·경제·국정 운영에 대한 현실적 대안, 그리고 중도 유권자가 납득할 수 있는 변화의 청사진이 함께 제시될 때만이 지난 대선의 '반명 전선'도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수가 결집할 구심점이 없는 상황이다. 야당이 '대통령 탄핵'을 말하지만 그럴 수 있는 능력도, 자격도 갖추지 못했다는 게 현재까지 드러난 민심"이라며 "정부 여당의 잘못만 짚어서는 정쟁밖에 유발되지 않는다. 그 분노를 승화해 대승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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