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10년 근무 의대 전형 추진···의협 또 반대 "수가 올리고 소득세 감면이 더 효과"

원다라 2025. 11. 17. 17:5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회 복지위원회 지역의사제 공청회
"비수도권 국민 생명 위한 유일한 해법"
"자발적 선택 입학 전형, 위헌성 없어"
반대 의사단체는 각종 보상과 혜택 요구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지역의사제 법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김유일 대한의학회 지역의료정책이사가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와 국회가 비수도권 지역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르면 2027학번부터 의대생 중 일부를 지역 의사로 선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역의사 전형'으로 선발한 의대 신입생들에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학비·기숙사비 등을 전액 지원하고, 의대 졸업 후에는 최대 10년간 지역에서 의무 근무를 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7일 오후 국회서 입법 공청회를 열고 의사·환자 단체 등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의사단체와 환자단체, 법학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여전히 지역의사제에 반대하며 "수가 등 의사에 대한 보상을 더 높여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에 의사 없다는 것은 생명권 침해… 지역의사제는 유일한 해법"

공청회에서 지역의사제 도입 찬성 의견을 낸 이들은 '지역의사제가 비수도권 지역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고 호소했다. 김영수 경상국립대 의대 교수는 "서울은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 수가 3.4명이지만, 경북은 1.4명, 충남은 1.5명, 충북은 1.6명, 전남과 경남은 각 1.7명에 불과하다. 서울과 비수도권의 의사 수 격차가 2배 이상"이라면서 "물론 헌신적으로 지역을 지키는 고령 의사들이 있지만, 앞으로 젊고 실력 있는 의사들이 공급되지 못한다면 지역을 지키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도 "최근 경주 지역에서 가장 큰 동국대 경주병원에서 홀로 환자를 진료하던 혈액종양내과 전문의가 갑작스럽게 사직하면서 약 200명의 환자가 진료 공백 사태에 놓이는 일이 있었다"면서 "지방에 의사가 없다는 것 자체가 생명권 침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호소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지역의사 양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법안들은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시도"라고 강조했다.

박지용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비수도권 의무 복무가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의사단체 주장에 대해서 "의무 복무에 대한 자발적 선택과 사전 동의를 전제로 입학 전형이 진행되고, 고액의 학비 전액 지원이라는 명확한 반대급부를 제공한다"면서 "붕괴 위기에 처한 지역 필수의료체계를 회복하기 위한 중대한 공익적 목적을 지니고 있는 만큼 필요최소한의 조치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의사단체는 지역의사제처럼 비수도권 근무를 '강제'하는 방식이 아닌, 우수한 인재가 지역에 머무를 수 있도록 의사들에 대한 보상을 높여야 한다고 맞섰다. 정부안과 국회 발의안은 의무 근무 기간을 다 채우지 않으면 시정 명령을 거쳐 '1년 내 면허 정지' 처분을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면허 정지가 3회 이상 누적되면 의사 면허가 취소된다.

김충기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는 "(비수도권 지역에서 일할)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고 싶다면, 강제와 규제가 아니라 머무를 수 있는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면서 "지역 장기 근무 시 소득세 감면 및 개원·시설 투자 지원과 일정 기간 지역 필수의료에 종사한 의사에 대한 공공기관 채용·국제기구 파견·연구기회 우대, 주거·교육·배우자 취업·자녀 돌봄 지원 등이 더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수가 조정 및 보상 강화, 의료사고 부담 완화, 시설·장비·전문팀 역량 강화 지원 등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근 가톨릭대 외과 교수는 "만약 지역의사제를 통해 선발된 의사들이 전공의 수련을 하지 않고, 일반의로 10년 있겠다고 하면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면서 "최근 비수도권 지역은 소멸 단계에 들어갔다. 지역에서 산부인과를 운영할 수 있는지조차 어렵다는 이야기 있다"며 지역에 의사가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식의 주장을 했다. 또 "변호사는 수도권에 80%가 집중돼 있는데, 의사는 50%가 수도권에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일 대한의학회 지역의료정책이사는 "(당장 의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역의사제는 배출에 10년 이상 걸리는데, (이후 비수도권 지역 의료기관에서) 공급과잉이 초래될 수 있다"면서 "공중보건의를 잘 활용하면 충분히 지역의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2027학년도부터는 지역의사제로 신입생 선발"

정부는 이르면 2027학년도부터 의대생 일부를 지역의사로 선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여당 의원들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9월 초 당정 협의를 갖고 올 정기국회 내 관련 법안을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이달 초 여당 지도부와 김민석 국무총리,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추진 방침을 재확인한 바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법안이 통과되면 하위법령을 마련하고 교육부와 논의를 거쳐 빠르면 2027학년도부터, 늦어도 2028학년도부터 지역의사 선발전형을 도입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안은 지역의사제 선발 인원을 의대 전체 정원 외가 아닌 '정원 내'에서 뽑고, 구체적인 비율은 추후 시행령으로 정한다는 계획이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