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배차에도 ‘30분 환승’ 고집… 광주시, 시민 불편 외면하나
62번 버스 배차 30~50분 "기다리다 환승 시간 초과"
3천여명 환승 연장 요구 서명… 市 "운영 적자, 어려워"

광주 일부 시내버스가 최대 1시간의 배차간격을 보이면서, 무료 환승 시간을 현행 30분에서 1시간으로 늘려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도 기자회견을 여는 등 목소리를 보태고 있지만, 광주시는 적자 운영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2026년 말 시내버스 노선 개편까지 증차나 노선 추가 논의는 없고, 도시철도 2호선 개통 일정도 계속 미뤄지고 있어 지역민들은 최소 1년 이상 더 불편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17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광산구 일부 지역에서 "배차간격이 길어 환승이 불가능하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우산동 쌍용예가·중흥S클래스 일대가 꼽힌다. 이 지역은 최근 몇 년 사이 신규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들어서며 3천~3천500세대가 입주했지만, 상무62번 노선 하나만 운행돼 '대중교통 사각지대'다.
2천세대 규모의 운남동 삼성아파트 후문 일대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운남동행정복지센터와 어린이도서관 등 주요 공공시설까지 자리하고 있지만, 이곳을 지나는 버스는 상무62번 단 하나뿐이다.
이마저도 최근에서야 운행이 시작됐다. 주민들은 2020~2021년 입주 이후 4년여간 노선이 없어 불편을 겪다 지난 9월, 지속적인 민원 끝에 비로소 버스가 다니기 시작했다고 했다.
광주시는 지난 9월19일부터 상무62번 노선을 일부 조정해 '우산빛여울채아파트~월곡시장'과 '운남동행정복지센터~운남중학교' 구간을 신설했다. 하지만 배차간격이 30~50분에 달해 실질적 불편 해소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긴 배차 간격 탓에 환승도 어려워 주민들의 불만은 계속 쌓이고 있다.
월곡중학교 인근에서 만난 아동안전지킴이 김모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지만 정류장에 버스가 서는 걸 본 적이 거의 없다"며 "버스를 타려면 한참 걸어나가 큰길까지 가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 서지수(35)씨는 "버스정류장이라고 하지만 노선이 단 하나뿐이라 무용지물"이라며 "배차간격도 긴데, 정류장에 도착 예상 시간을 안내하는 단말기도 없어 불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최문희(52)씨는 "앱에는 30분 간격이라 뜨지만 실제로는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며 "결국 택시를 탈 수밖에 없다. 무료 환승은 그림의 떡"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상무62번은 순환노선으로, 같은 번호 버스라도 순환 방향이 다르면 서로 다른 노선으로 취급돼 무료 환승이 가능하다. 예컨대 주민들이 상무62번을 타고 월곡시장까지 간 뒤 반대편 정류장에서 다시 상무62번을 타고 귀가할 경우 환승이 적용된다. 하지만 배차간격이 1시간 가까워 '환승권'은 무용지물이다.
이 같은 불편이 이어지자 진보당 광주시당은 최근 시내버스 무료 환승 시간을 1시간으로 연장해달라는 2천923명의 시민 서명을 광주시에 제출했다. 김선미 진보당 광주시당 환경위원장은 "우산·운남동뿐 아니라 다른 자치구에도 대중교통 소외를 겪는 지역이 있을 것이다. 이들 사례를 조사해 종합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주시는 느긋한 태도다.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어 무료환승 연장은 어렵다는 것이다. 또 2026년 10월 버스 노선 개편과 2027년 말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개통이 예정된 만큼 증차나 노선 추가 등은 1년 후에나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대중교통 활성화 측면에서 환승시간 연장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하지만 환승시간을 늘릴 경우 요금 수입 감소로 재정지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정확히 어느 정도의 재정 부담이 늘어날지는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며 "내년 말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앞두고 있고, 도시철도 2호선 개통도 예정돼 있는 만큼 그 이후 재정상황, 운송사업자 협의 결과, 타 시·도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시의 답변이 너무 통상적이고 미온적"이라며 "대전시는 배차 간격에 따라 환승시간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배차 15분 이내 노선은 30분간, 16분 이상 노선은 60분간 무료 환승이 가능하다. 광주시도 최단 배차간격이 16분 이상인 52개 노선에 대해서만 차등 적용하면 된다. 또 민간 버스회사가 수익성을 이유로 노선 운행을 꺼린다면 공공버스 등 대안 교통수단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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