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숨겠구나”…삼성바이오 ‘심리 상담’ 유출에 직장인들 불안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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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ㄱ(32)씨가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벌어진 '직원 심리 상담 정보' 등 유출 사건을 보며 가장 먼저 떠올린 생각을 전했다.
특히 사내 심리상담센터(바이오마음챙김상담소)를 다녀온 직원과 관련한 '상담소장님 소견' 등 기록이 '징계 폴더' 안에 정리돼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빈번하게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직장인 전반의 불안도 커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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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숨겠구나.”
직장인 ㄱ(32)씨가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벌어진 ‘직원 심리 상담 정보’ 등 유출 사건을 보며 가장 먼저 떠올린 생각을 전했다. 20대 때 우울증을 진단받은 그는 치료로 증세가 나아져 한동안은 심리상담만 받았지만, 올해 7월 반려동물을 떠내 보낸 뒤 다시 병원을 찾고 있다. ㄱ씨는 17일 한겨레에 “우울증이 있어도 회사를 열심히 잘 다니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 잘 관리하면서 살려고 치료와 상담을 받는 건데 그 정보를 악용했을 가능성에 화가 났다. 기업들이 이럴수록 증상이 있는 사람들이 정신건강을 관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지난 6일 직원 수천명의 개인정보가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내부 공용 폴더에 노출되는 일이 벌어졌다. 특히 사내 심리상담센터(바이오마음챙김상담소)를 다녀온 직원과 관련한 ‘상담소장님 소견’ 등 기록이 ‘징계 폴더’ 안에 정리돼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빈번하게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직장인 전반의 불안도 커진 모습이다. 노동조합은 회사가 상담센터를 이용한 직원을 징계 대상자로 관리하며 인사상 불이익을 줬던 것으로 의심한다. 반면 삼성바이오는 존 림 대표 명의 입장문을 내어 불이익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진실 공방이 이어지지만, 정신과 치료나 심리 상담이 회사 내 불이익으로 직결될 수 있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직장인들은 두려움을 토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는 ‘상담센터를 믿었던 사람들은 앞으로 뭘 믿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사내 심리상담실을 이용해 왔는데 인사팀이 다 알고 있었던 거냐’, ‘힘든 사람들이 용기를 내서 찾아간 걸 약점 잡는다’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실제 정신 건강 관리가 강조되는 분위기에도, 사회적 불이익을 걱정하는 이들은 외려 늘어나는 추세다. 보건복지부의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 결과를 보면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 취업 등 사회생활에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2022년 61.5%에서 2024년 외려 69.4%로 늘어났다. ‘내가 정신질환에 걸리면 몇몇 친구들은 나에게 등을 돌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도 같은 기간 39.4%에서 50.7%로 늘었다.
성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은 직장인 ㄴ(31)씨는 “회사 사람들이 진단 사실을 알면 중요한 일을 안 주거나 업무를 할 때 결과물에 편견을 가지고 바라볼 것이라고 생각해 친한 동료들에게도 최대한 숨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진료 기록에 우울증이나 조울증 등 정신질환을 뜻하는 에프(F) 코드를 남기지 않으려, 정신질환 대신 그에 따른 두통이나 불면 등 증상으로 질병코드를 받으려는 경우도 적지 않다. ㄱ씨도 “취업준비를 하던 시절 담당 의사가 먼저 질병코드를 다르게 표기하길 원하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치료와 상담의 핵심은 신뢰라고 강조하며 이를 무너트리면 조기 해결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짚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사내 상담센터는 접근성이 좋고 상담사가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장점도 있는데, 사내 상담센터 이용이 회사 생활에 불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 퍼질수록 조기에 접근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회사 내 상담이든 외부 정신과 치료든 원칙은 비밀 보장이고, 그게 없이는 (환자와의) 기본적 신뢰가 만들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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